지난 2003년 여름에 열렸던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흥미로운 회고전이 포함되었었다. 바로 쇼브라더스 회고전이다. 1960~70년대 홍콩, 한국, 동남아를 풍미했던 쇼 브라더스의 영화들이 상영된 것이다. 그해 상영된 영화는 호금전 감독의 <방랑의 전투(대취협)>, 장철 감독의 <복수>, <외팔이> 등이었다. 올드 팬들의 열광적이 성원에 힘입어 이듬해 회고전이 한번더 열렸다. <유성호접겁>, <성성왕>, <대자객>, <철수무정>, <스잔나> 등이 상영되었다. 쇼 브라더스 영화는 이제 국내에서는 스펙트럼에서 나오는 DVD로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쇼브라더스 영화는 우리들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었다.
쇼 브라더스는 1920년대부터 영화사업을 하던 소(邵)씨 집안의 영화사이다. 원래 1925년 6월 소씨 형제의 '천일영화사'(天一影片公司)가 시발이다. 당시 큰형 소취옹(邵醉翁)은 사장 겸 감독으로, 둘째 소촌인(邵邨人/邵村人)은 회계와 시나리오를, 셋째 소산객(邵山客/邵仁枚)은 배급을 담당했었다. 당시 여섯째였던 소일부(邵逸夫)는 여전히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시절이었다. 큰형은 그에게 영화일을 종종 시키기도 했었다. 이들 형제는 처음에는 싱가포르에서 영화-극장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1960년대에 홍콩에서 영화왕국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이 책 <소씨영시제국:문화중국적상상>(邵氏影視帝國:文化中國的想像)은 홍콩의 영화학교수, 영화평론가 등 전문가 15명이 쇼브라더스의 역사와 그 의의, 작품비평 등에 대해 폭넓게 쓴 책이다. 마치 정년퇴임하는 교수에게 바치는 애제자들의 봉헌논문집같다는 느낌이 든다. ^^
주요내용은 쇼브라더스 초창기 역정, 천일영화사 경영방식 탐구, SB영화의 일본요소, 대만에서의 SB영화, SB와 TV, 초원감독연구, 광동소림파 무술, 장철감독 영화의 남성상 연구 등등이다.
쇼브라더스가 어느 순간 몰락의 길로 접어들더니 이들 영화는 영원히 창고 속에서 봉인되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셀리스티얼 픽쳐스(天映娛樂)가 쇼브라더스의 760편의 판권을 모두 사들이며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DVD출시와 24시간 영화상영 채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팬에게 접근하고 있다. ( by 박재환 200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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