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09.2.23) 열린 81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여우주연상은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에 열연한 케이트 윈슬렛에게 돌아갔다. 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의 바로 그 여배우이다. 이 굉장한 여배우는 이미 아카데미에서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에 다섯 차례나 올랐으나 번번이 떨어졌고 이번에 기어이 6번째 만에 골든 오스카를 손에 쥐고 말았다. 사실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력은 굉장하다. 그녀는 아카데미 직전에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주연상을, <더 리더>로 조연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주연상이냐 조연상이냐는 각 영화상마다 규정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더 리더>를 보면 강한 독서 욕구를 얻게 된다. 뭔가를 읽고 싶은 강한 욕망과 열정을 느끼게 된다. <러 리더>의 내용은 곧 개봉될 영화를 보시든지 이미 출판된 책을 읽기 바란다. 우연히 만난 15살 남자와 30대 여인네가 특별한 이유로, 책을 중간에 두고 사랑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남자는 바로 그 특별한 이유 때문에 줄곧 여자에게 책을 읽어준다. 읽어주는 책은 호메로스(호머)의 오디세이에서 D.H.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책’이 바로 안톤 체홉(안톤 체호프,Anton Chekhov)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라는 작품이다. (왜 그런지는 영화 보시라!!!)
바로 도서관에 달려갔다. 혹시 그 작품이 있을까 싶어서... 있다! 그리고 다행히 단편이다!!!!
안톤 체호프와 그의 아내 올가
안톤 체호프는 러시아의 유명 문학가이다. 1860년 1월 17일 흑해 연안의 옛 항구도시 타간로그에서 식료품상의 6남매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우리가 아는 많은 러시아 작가들은 귀족출신이다. 그런데 체호프는 어렵게 자랐다. 아버지의 파산 이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여하튼 어렵게 모스크바 의대를 진학했고 먹고 살기 위해 글을 썼다. 긴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당시 유행하던 유머주간지에 실리는 짧은 유머소설을 마구 써 제쳤다. 안톤 체호프는 '의사이기도 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메스를 든 게 아니라 펜을 들었다고 한다. 그가 한 “의학은 아내요, 문학은 애인이다‘라는 말은 그래도 먹을만할때 한 말인 듯하다. 안톤 체호프는 첫 희곡 <갈매기>을 비롯하여 <세 자매>, <벚꽃동산>으로 명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1901년 <갈매기>에 출연한 여배우와 결혼식을 올리고 얼마 안 있어 결핵으로 요양지에서 숨을 거두었다. 1904년 7월 2일. 그가 남긴 단편 소설은 7~800편에 이를 정도란다.
안톤 체호프의 작품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아마도 어렸을 적에 아동용 소설로 각색된 <세 자매>를 읽지 않았을까 한다. 영화 <더 리더> 때문에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선을 뽑았다. 범우문고에 포함되어있다. <귀여운 여인>이 표제이다. 모두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마지막 작품이 바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다. 어떤 내용이기에 ‘케이트 윈슬렛’이 쏘옥 빠져들었을까.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알면 영화의 깊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단편소설답게 아주 짧다. 거듭 말하지만 그래서 너무 고맙다.^^
여기는 흑해연안의 관광지 얄타. (우리에게는 우리나라의 운명과 관련된 ‘얄타회담’이 열린 곳으로 더 잘 알려진 곳임) 이미 이곳에 요양 겸 휴식차 와있는 ‘드미트리 드미트리치 구로프’는 이 휴양도시에 새로 나타난 한 여인네에게 관심을 보낸다. 해안거리를 걷고 있는 젊은 블론드는 항상 개 한 마리를 데리고 다녔다. 하얀 스피츠였다. 이미 결혼하여 애까지 딸린 구로프는 바로 ‘작업’(작업 이라는 용어가 이렇게 자연스레 쓰일 만큼 일반화되었구나^^)에 들어간다. 여자의 이름은 안나 세르게예브나 이다. 각자의 결혼생활과 답답한 현실에 얽매여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이들은, 이 특별한 곳에서 그들만의 비밀스런 교제를 시작한다. 만나서, 산책하고, 키스하고, 정사를 나눈다. 그리고는 각자의 배우자가 있는 곳으로 헤어진다. 하지만 구로프는 안나를 잊지 못하고 그녀가 사는 'S'시를 찾아간다. 연극이 상연되는 극장에서 만난 두 연인은 참을 수 없는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리고 안나는 모스크바로 와서 구로프와 재회한다. 둘은 두 사람의 비밀스런 사랑의 열정을 어찌할 줄 몰라 한다.
소설내용은 저렇다. 통속소설에 가깝다. 왕가위의 <화양연화>같다고나 할까. 중년남자와 젊은 처자와의 불륜 극이며, 사회적 편견과 억압에서 몰래 피어나는 사랑인 셈이다.
아마도 <더 리더>에서 젊은 독일 남자애와 루마니아 출신의 30대 여자가 격정적 사랑을 나누면서도 그들은 그들 자신의 사랑의 결말을 미루어 짐작하기에 이런 ‘소설’에 열광했으리라.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사랑이 제대로 이루어질까" 이루어질지 파멸에 이를지 소설 속 주인공도 알고 있고, 영화 속 주인공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런 고민은 그런 사랑을 하는 남녀의 공통된 고뇌이리라. (박재환 200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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