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녀유혼] 장국영,귀신과의 사랑 (정소동 감독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1987)

2008. 2. 16. 11:21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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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이라면 ‘홍콩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영화이다.

중국에는 <요재지의>(聊齋志異)라는 책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귀신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귀신이야기, 미스테리 터치의 스토리를 자주 보고 듣게 되었는데 그것은 사회현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사회 현상보다는 원래가 그런 귀신이야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귀타귀>, <강시선생> 같은 시리즈말이다. <<요제지의>>는 명말청초에 살았던 포송령(蒲松齡)이란 사람이 엮은 책이다. 괴이한 일이나 전설, 갖가지 이물(異物)에 관심이 많았고, 들은 게 많았던 그는 살아생전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가 죽고 난 뒤에야 출판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단편 496편이 수록되었다. 한여름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남자가 여자에게 수록된 이야기를 해주면 전율을 느낄 것이다. <요재지의>에 실린 것 가운데 ‘섭소천’이야기도 있다.

‘요재지의’에 수록된 이야기는 아주 짧은 단편 이야기들이다. ‘섭소천’이야기도 간단한다. 예산, 수금원 영채신이 난약사에 가서 하루를 유숙하며 혼령으로 남은 섭소천 낭자와 사랑을 나누 게 된다. 그리고 섭소천의 영면을 위해 그의 유골을 고향에 갖다 묻는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서극이다.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공부한 서극은 <촉산>에서 SFX장면을 넣는다. 엄청난 화제와 더불어 엄청난 실패를 겪어야했다. 분석해보니 그것은 바로 동양적 정서의 결핍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러니까 부처가 나오고, 홍금보가 나오는데 레이저 광선이 휙휙하고 트렌스포테이션-공간이동이 나오는 것을 당시 관객들이 이해 못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으로 동양인 – 정확히는 홍콩인-의 피부에 와 닿는 스토리를 택했다. 바로 섭소천이다.

홍콩 영화계의 재주꾼 서극은 이 사랑받는 고전 캐럭터를 가지고 맹숭맹숭한 텔레비전 수준의 <미스테리 극장>을 만든 것이 아니라, 나무도 살아 숨쉬고, 의상도 살아있는 그런 활력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나무대왕, 해골바가지, 칠현금이란 악기, 고즈넉한 정자, 금강경 등 다양한 동양적 소품을 통해 스필버그나 죠지 루카스 영화와는 차별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한편의 러브스토리로서 SFX를 보게 되는 것이다. 감독은 정소동이다.

장국영은 여기서 순진무구, 천진난만한 영채신을 연기한다. 이 영화에는 몇 곡의 유명한 노래가 나온다. 하나같이 아름답고 신비롭다. (박재환 1999)



人生夢如路長
讓那風霜風霜留面上
紅塵裡美夢有多少方向
짜오痴痴夢幻的心愛
路隨人茫茫 人生是夢的延長
夢裡依稀依稀有淚光
何從何去覓我心中方向
風幽幽在夢中輕嘆
路和人茫茫
人間路快樂少年郞
在那崎嶇崎嶇中看陽光
紅塵裡快樂有多少方向
一絲絲像夢的風雨
路隨人茫茫
一絲絲像夢的風雨

인생의 꿈은 길처럼 길어서,
저 바람서리, 바람서리를 얼굴에 남겨놓네.
세속에 아름다운 꿈은 몇 가닥이나 있는가?
멍하니 몽상을 찾는 진정한 사랑.
인생길은 망망하구나.

인생은 꿈의 연장,
꿈 속에 희미하게 눈물빛 아른거리네.
어디로 가야 내 마음 속 방향을 찾을 수 있는가?
바람 유유히 꿈 속에서 탄식하네.
인생길은 망망하구나.

인생길은 즐거운 사내아이,
저 험한,험한 곳에서 햇빛 보이네.
속세에 즐거움은 몇 가닥이나 있는가?

한 줄기 꿈과 같은 비바람.
인생길은 망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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