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환 1999/8/27) ...... 서기가 나온 ‘옥보단’ 영화는 96년에 제작된 <玉蒲團二之玉女心經>이란 영화다. 참, <옥보단>이라고 하는데, 한자는 분명 ‘蒲(포)’ – <옥포단>인데 왜 <옥보단>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음.. 누가 처음부터 <옥보단>이라고 한 모양이다. 대학 중문과 교수들이 그건 <옥보단>이 아니라 <옥포단>이다..라고 떠들면 “그 교수 참, 품위 없게 그런 영화에 관심을 가지구먼…”이란 소리 들을까봐 입 다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음, 나도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옥보단이면 어떻고 옥포단이면 어떻냐.
이 영화의 감독은 맥당웅이다. 맥당웅? 아마, 홍콩 느와르에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형 맥당걸과 함께 내놓은 <성항기병>이란 놀라운 작품을 알 것이다. 사실 <성항기병>은 오우삼이나 서극의 영화가 나오기 전에 나온 깜짝 놀랄만한 홍콩 느와르의 전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영화이다. 총, 살인, 협객, 의협, 의리, 폼, 죽음… 이런 거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성항기병 속편만 내놓더니 놀랍게도 1991년에 이 <옥보단> 1편을 내놓았다. 영어제목은 이다. <性과 禪>인데 상당히 세속적이며 또한 철학적이지 않은가. 보나마나 인간의 성욕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다다익선이요, 용불용성이며, 자유연애 어쩌구, 혼전성관계 기타 등등 온갖 잡스러운 주장이 다 나올 영화임에 분명할 것이다. 물론 홍콩에서는 이딴 영화가 꽤 많다.
<옥보단>은 그 후 몇 편 더 만들어졌다. 1편의 원제목은 <옥보단지투정보감>이며, 2편은 <玉蒲團二之玉女心經(96)>, 3편은< 玉蒲團三之官人我要(98)>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여주인공 엽자미(葉子楣)는 옥보단 말고 또 다른 이런 계열의 영화 <聊齋艶譚(요재염담)>시리즈에 나왔다. 물론 이들 영화는 각각 두서너 편 밖에 안 되지만, 아류작, 싸구려 패러디 영화는 우리나라 <젖소부인> 아류작만큼이나 많이 쏟아지고, 홍콩 영화사업의 비참한 현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비디오가게 가 보아도 옥보단 이름 단 게 몇 개 된다.
*** 일부 생략 (2011.4.11) **
나 대학 다닐 때, 중국과 관련된 책이라면 뭐든지 사 모으고 읽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아마 까치출판사에서인가에서 <미앙생>이란 책이 번역되어 나왔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옥포단’이란 제목으로 나온 게 아니라 ‘미앙생’으로 나왔을 것이다. 물론, 좀 아는 사람은 중국고대 음서라면 <소녀경>(小女經이 아니라 素女經임), 그리고 중국문학을 좀 하면 <금병매>의 특징으로서의 포르노그래피적 요소를 들먹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미앙생> 혹은 <옥포단>을 거론한다. 내가 갖고 있는 백과사전 CD판에 ‘미앙생’이 없어서 길게 설명할 수가 없다. 근처 서점에 가 보아도 그 책이 없다. 아마 절판 되었든지 큰 서점에 가 봐야 할 것 같다.
자, 이제부터 영화이야기 시작!
주인공 미앙생은 뺀질거리게 생겨서 하는 짓거리라곤 그 짓(!)뿐이다. 그러다가 옥향이란 여자와 결혼을 하는데 첫날 밤 부터 쇼를 한다. 옥향은 남자를 엄청 꺼려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단 6개월만에 옥향이를 자신과 똑같이 음란한 생각으로 가득찬 여자로 만들어놓고는, 다른 여자 찾아, 공부한답시고 집을 나간다. 그리고는 끊어진 것은 무엇이든지 이어주는 화타 (정측서)를 만나, 부기나이트를 얻게 된다. (히히힝~~~) 그리곤..그리곤…. 한편, 집에 남은 옥향은 밤마다 “참아야 하느니라, 참아야 하느니라..”하다가, “내가 왜 참니?”하고는 욱 하고 이렇게 저렇게 되어 결국은 납치되고, 기방에 팔려가는 기구한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한편 부기나이트 하나만 믿고 밤이고 낮이고 놀아나던 미앙생은 어느 날 발기부전 증세에 빠지고 몸은 하루아침에 30년은 늙어버린 사람으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발기부전 치료에 천부적인 재질이 있다고 알려진 기방에 오게 되고… 그 자리에서 이 풍운의 부부는 마주치게 되는 것이다. 아이고 맙소사…. 아내 옥향이는 자살하고, 미앙생은 자신의 욕망의 허무한 끝을 깨닫고는 인생무상을 느끼고, 절로 들어간다.. 음 교훈적이다.
이 영화에서 옥향으로 나오는 배우는 엽자미라는 배우이다.
그리고 여자영화팬을 위해 미앙생으로 나온 배우를 좀 소개하자면, 이 남자는 오계화란 배우이다. 홍콩배우답게 음반도 몇 장 낸 사람이고 말이다. 홍콩 TVB 방송국의 연속극에 전속출연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엔 별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홍콩시청자에겐 낯익은 배우이다. <옥보단>에서 좀 그런 역으로 나왔지만, 텔레비전드라마에선 현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전문직 종사자로로 멀쩡하게 나온다.
그리고, 아마 이 <옥보단>에서 가장 쇼킹하고, 웃기는 자세를 취하는 왕칠이란 무식하고, 과격한 배우가 관심거리일 것이다. 서금강(徐錦江)이란 배우이다. 위에 말한 <옥보단> 시리즈와 <요재염담> 시리즈에 한편도 빠지지 않고 다 나온 이대근 같은 배우이다. 서금강이 뭐 이런 영화에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열화전차>에선 류덕화 형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 영화 끝나고 자막 오를 때 제일 먼저 올라가는 것이 “RECOMMENED by PENTHOUSE”란 자막이다. 물론 팬트하우스는 <플레이보이>만큼 대중적인 미국 성인잡지이다. 물론 홍콩판 잡지이다. 그런 성인잡지가 추천하는 영화라는 소리인데.. 사실 타임 선정 십대영화보단, 이게 더 어울릴 것 같다.
이 영화는 89년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극장에선 95년도쯤 뒤늦게 개봉된 것 같다. 그때 수입가가 5만 달러인가(5천 달러였던 것도 같다)밖에 안 된 완전싸구려 영화였다. 원래 비디오로 출시하기 전에 극장에 잠깐 내걸었다가 엄청난 인기를 끈 영화였다. 영화를 수입할 때 잘만 고르면 떼돈 버는 것을 여기서 알 수 있다. ‘잘 고른 소프트 포르노 하나, 열 아카데미 안 부럽다’ 뭐 이런 환상은 모든 영화수입업자가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요즘은 홍보만 잘하면.. 예를 들어, ‘표현의 자유’니 ‘관객의 선택권’ 등을 들먹이면 한 관심 끌게 된다. (과연, 그럴까?)
음. 고백하건대 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었다. 그때 극장에서 본 것을 더듬어 떠올려보니, 오늘 비디오 출시본이 많이 잘린 것 같다. ... 참, 이 영화는 18세이하 관람불가이고, 비디오도 고등학생이하에겐 대여해 줄 수 없단다. 그러므로 이 리뷰도 그러한 기준에 맞춘다. (박재환 1999.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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