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보이즈] 2000년 홍콩영화의 자화상

2008. 2. 20. 20:41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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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2-12-21] 음.. 비참한 홍콩영화의 몰골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영화. '정이건-고천락-서기-양공여-진효동' 등 홍콩에선 나름대로 지명도가 있는 배우들이 나와 열심히 뛰고, 달리고, 뽀뽀하고, 액션을 펼치지만 정말 참고 끝까지 보고 있기가 민망스런 조잡함의 극치를 달리는 영화. 왜 홍콩영화가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는지를 이 영화 한 편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영화사 기획실 신작 프로젝트)
사장: 야, 뭐, 새로운 아이템 없어?
직원1: 요즘 유전자조작 이야기가 세간의 화제거리랍니다.
사장: 어, 그래? 어떤 내용이야?
직원2: 뭐, DNA를 추출하여 복제품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장: 뭐, 슈퍼맨을 복제하다가 히틀러같은 놈이 생긴다는거 어때?
직원3: 특수효과에 돈이 많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사장: 돈 안들게 만들어야지. 요즘 제작비 건지기도 어려운데.
직원1: 그럼, 대강 시나리오 작가에게 넘기죠. 'DNA조작을 하는 악당들'과 '착한 사람'의 대결로...
사장: 오케이. 주인공은? 요즘 스케줄 남는 애들 있어?
직원2: 이건이가 다음 달에 시간 날 것 같은대요.
사장:그래? 서기 요즘 뭐하지. 연락 취해보고. 시간 남은 애들 빨리 섭외해 봐. 감독은 위민이 시켜.

사장에게 'DNA조작'만을 건네들은 시나리오 작가는 앉은 자리에서 스토리를 뽑아낸다. 어떻게? <블레이드 러너>와 <가타카>, <신투차세대>를 믹싱하면 그럴싸한 영화 한편의 줄거리가 뽑혀져나온다. '정이건-고천락-양공여'는 탐정. 첫사랑을 찾아주는 임무를 맡는다. 첫사랑은 '서기' 그런데. 서기를 닮은 사람이 악당에게 납치된다. '서기'는 이 사람, 저 사람, 요 사람 등 세 명 역할을 하게된다. 정이건은 '이 사람' 서기를 좋아하게 되고, 저 사람 '서기'는 진효동을 좋아하고, '요 사람' 서기는 휠 체어 신세이다. 고천락은 이 여자를 좋아하지만, 이 여자는 고천락을 부담스러워하고, 요 여자는 그런 고천락을 먼 발치에서 좋아하게 되고. 서기는 옷을 적당히 걸치고 그 큰 입을 부담스럽게 쩍쩍 벌린다. 특수효과? 밤에 촬영하면 되고... 거울 몇개 갖다놓으면 된다. DNA유전자 조작하는거? 뭐 <마이너리티 리포트> 찍을 일 있냐? 대강 해...그렇게 한달 만에 후다닥 촬영하면 된다.

팬들에겐 미안하게도 <배드 보이즈>(원제는 <배드 보이 특공>)는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정이건이 뭐 새로운 연기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서기가 진짜 새로운 '환골탈태'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고천락이나 진효동은 이 영화에서 무슨 역할을 맡았는지도 모를만큼 찬조출연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런 영화에서 하나쯤 인상적인 연기파 조연이 등장해야하는데 그렇게 멋진 악역을 한 사람도 없다. 

 오히려 서기의 연기가 눈에 띠게 짜증난다는 것이다. '1인 3역'이라는 분장술의 영역을 벗어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와는 완전히 벽을 쌓은 서기의 본모습을 보게된다. 만약, 정이건 팬이라면 건들대는 정이건 모습에서 만족해야할 듯. 고천락을 짝사랑하는 배우는 '양공여'이다. '서기'의 짜증나는 연기때문에 '양공여'의 인물이 더 빛이 난다.

서기의 최신작? 서기는 최근 뤽 베송이 제작을 맡고 원규가 감독을 맡은 영화에 출연했다. 송승헌 나오는 <버추얼 웨폰>말고.. 지난 주 미국에서 개봉된 <The Transporter>란 영화다. 서기로서는 첫 헐리우드 진출작인데.. 2주차까지 1,700만 달러면 그럭저럭 흥행성공작. 얼굴, 연기력, 어디 하나 이해할 수 없는 서기는 홍콩을 뛰어넘어 헐리우드까지 얼굴을 알리고 있다. (후효현이 극찬하고, 뤽 베송이 선택한 홍콩여밷우가 '서기'라니!!!!)

정말 권하고 싶지 않은 홍콩영화 중의 하나.  (박재환 2002/10/21)
 

BadBoy 特攻 (2000) For Bad Boys Only 
감독: 엽위민 (葉偉民) 
출연: 정이건,고천락, 서기, 양공여, 여자, 임희뢰, 가수량 , 하초의
한국개봉: 20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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