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개봉영화(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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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25번째 MCU , 그리고 첫번째 영웅
이른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25번째 작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1일 개봉된다. 수많은 마블의 슈퍼히어로 계보에서 ‘샹치’는 낯선 이름에 속했다. 하지만 '샹치'도 곧 유명해질 것이다. ‘샹치’(Shang-Chi)는 만화책 시절의 마블이 1973년 내놓았던 코믹북에 처음 등장한다.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쿵푸 열풍에 힘입어 코믹북에 등장한 아시아계 캐릭터이다. 악당 푸만추의 아들이라는 업보를 가진 인간 영웅이다. 푸만추의 손가락에는 열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다. (타노스의 글로브에 박힌 스톤처럼) 열 개의 반지에는 모두 각각의 능력이 있다. 즉, 10개나 있으니 푸만추의 능력은 가공스럽다. 샹치는 이런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작심한다. 그리고는 어벤저스 멤버가 되어 지구/우주 평..
2021.10.31 -
[애비규환] 정수정, 가족의 탄생 (KBS독립영화관)
이 영화 속도전이다. 고3 호훈(신재휘)의 과외선생 토일(정수정)은 시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필이 받아 뽀뽀하더니, 덜컥 임신하게 된다. 너무나 흔한, 혹은 절대 흔하지 않은 싱글맘, 십대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질 듯하지만 영화는 예사롭지 않은 가족 이야기로 진행된다. 낙태와 사회적 안전망을 이야기하는 청소년 계도 드라마가 아니다. 가정의 달에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함직한 가족드라마이다. 오늘(2021.8.27)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되는 최하나 감독의 데뷔작 [애비규환]이다. 물론 엄청나게 비참한 지경을 말하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을 비튼 말이다. 아무래로 ‘아버지’이야기가 나올 듯하다. 대학생 신분에, 과외하는 학생과 연분이 생겨 아기를 가진 ‘토일이’의 선택은 무엇일까. 임신 ..
2021.10.31 -
[리뷰] 자마 ‘해변의 자마, 밀림의 비쿠냐 포르토’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2017)
(2021년 8월) 25일 개봉하는 아르헨티나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자마](원제:ZAMA)는 우리에겐 낯선 공간, 잘 알지 못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인간의 고통을 담고 있다. 그 남자의 고통은 시대적 상황에서 기인한다. 18세기 말, 스페인에서 왕에 의해 저 먼 남미 땅, 식민지에 왕실관리로 근무하고 있는 관리는 악화되기만 하는 상황에서 발버둥 친다. 영화는 1956년 안토니오 베네디토라는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단다. 영화는 따라잡기 힘들만큼 느릿느릿, 띄엄띄엄 서서를 이어간다. 식민지 작은 마을에 근무하는 디에고 데 자마(다니엘 지메네스 카초)는 치안판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거나 원주민을 수탈하는 제국주의 충실한 종으로 보이진 않는다. 어쩌..
2021.10.31 -
[여름날 우리] 15년, 사랑이 지나가면
“여름날 우리?” 여름이라고 특별한 추억이 있을까. 그래도 누구에게나 불꽃처럼 솟아오르는 사랑노래가 들려오는 짧았던 여름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김영광, 박보영 주연의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영화 [여름날 우리](중문제목: 你的婚禮)는 고등학생 때, 그녀가 처음 내 눈앞에 나타났던 그 여름날을 이야기한다. 저우슈치(허광한)는 수영부 특기생. 공부에는 관심 없고 수영실력도 특출하지 않다. 대신 싸움 잘하는 사고뭉치이다. 이날도 교무실에서 선생님에게 잔소리 듣는 데 그녀, 요우잉츠(장약남)가 눈앞에 들어온다. 전학 온 것이다. 이후 저우슈치는 요우잉츠의 눈에 들기 위해,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수영도 열심히! 둘이 좀 친밀해 지는가했더니 어느 날 그녀가 연기같이 사라진다. 그..
2021.10.31 -
[인질] 드루와, 살려는 줄게 (필감성 감독 2021)
노벨상에서 대중연예시상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상식에서 선택된 사람은 감격에 겨워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긴다. 2005년 청룡영화상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황정민의 수상소감도 오래 회자된다. 이병헌(달콤한 인생), 조승우(말아톤)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 거든요. ”라고 말한다. 함께 고생한 스태프와 동료배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는 아주 문학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그 대사를 통째로 갖다 쓰는 영화가 나왔다. 그것도 황정민 자신이. “잘 차린 밥상” 영상이 나오고 곧 황정민 주연의 신작영화 [냉혈한]의 제작보고회 열리는 청담동 극장 상황이 펼쳐..
2021.10.31 -
[올드]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당신은 급속도로 노화한다!”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배이자 전 세계 영화팬의 ‘변함없는’ 기대주이다. 그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영화팬들은 그의 어떤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하튼 엄청난 신비로움과 [식스센스]급 대반전을 기대하게 된다. 18일 개봉된 [올드](원제:OLD)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고편 공개와 함께, 도대체 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벌어졌는지, 어떻게 마무리될지 기대를 하게 된다. 물론, “예고편이 전부였다”라는 악평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말이다. '카파' 가족은 열대 리조트에 휴가를 온다. 리조트 매니저가 이들 가족에게 특별한 휴가지를 소개해준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은둔의 백사장이 있다고. 밴(운전수로 샤말란 감독이 카미오 출연한다!)을 타고 그들이 ..
2021.10.31 -
[남색대문] “말할 수 없는 비밀”
중국영화가 아니라 ‘대만영화’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물론, 한국에 소개되는 대만영화의 경우에 말이다. 대만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거나 가끔 개봉까지 성사된다. 그리고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만영화는 폭풍노도의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를 그리거나, 대륙을 공산세력에게 빼앗기고 작은 섬나라로 내쫓긴 비애를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비틀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물론 그 정체성에는 ‘중국인’이냐 ‘대만인’이냐 하는 ‘인동’(認同)의 문제와 ‘남’이냐 ‘여’냐 하는 주제도 포함하고 있다. 오늘(18일) 개봉하는 대만영화 [남색대문](원제:藍色大門)은 지난 2002년 대만에서 개봉되었던 구작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몇몇 기획전을 통해 소개되었었다. 개봉 20년..
2021.08.24 -
[프랑켄슈타인] 컴버배치 무대극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만나보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뮤지컬도, 연극도, 창극도. 코로나시대 이전부터 가끔 만날 수 있었던 ‘다소 고급스런 문화향유’가 이제는 멀티플렉스의 구색 맞추기 수준을 넘어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영국에선 오페라 공연, 뮤지컬 공연, 연극 공연 등이 DVD콘텐츠로 만들어졌고, 극장에서 상영되는 사례가 많았다. 영국의 내셔널시어터(National Theatre)는 자신들의 우수 레퍼토리를 NT Live라는 브랜드로 극장 상영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이들 작품은 우리나라 ‘국립극장’과 멀티플렉스에서 소개되었다. 몇 차례 소개된 작품이지만 이번엔 CGV에서 다시 만나보게 된다. 그중 하나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한다. 1818년,..
2021.08.24 -
[프리 가이] 메타버스 트루먼, They Live! (숀 레비 감독,2021)
[트루먼쇼]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생방송 에드TV]는 둘 다 한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월드와이드하게 훔쳐보는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이야기이다. 단, 20세기 말까지 미국의 케이블TV에서 훔쳐볼 수 있는 남자의 행동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제 세상은 이미 그 어떤 한계상황을 돌파했다. 숀 레비 감독의 [프리 가이](원제:Free Guy)를 보면 실감하게 된다. 다른 세상 속 인물을 훔쳐보는 단계를 지나 이제 그 인물과 교감을 펼치게 된다. 이게 가능하냐고? 물론, 이전에도 가능했고, 지금은 게임을 통해 더 실감나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이미 온택트 되었으니.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는 눈이 뜨면 어항 속 금붕어에게 아침인사를 하고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옷장 속에는 똑같은 푸른색 유니폼만 있다. 도로는 ..
2021.08.24 -
[싱크홀] 이 영화의 교훈 (김지훈 감독,2021)
비가 많이 온 뒤 땅패임이나 땅꺼짐 현상은 일반적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뉴스에서는 끔찍한 지구 지표면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 등장했다. ‘싱크홀’ 현상이다. 국립국어원에선 ‘땅꺼짐’이라고 제시한다. 과학적으로는 지하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특히 안의 지하수가 빠지면서 땅굴의 천장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땅이 꺼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지하수 고갈, 세일가스 시추 증대 등의 이유를 덧붙이기도 한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본 모습은 직경 수 미터, 때로는 수십 미터이고 깊이도 그 정도에 달한다. 자동차 몇 대가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꺼져버린 도로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린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런 재난상황을 영화인이 그냥 넘어가긴 힘들었을 것 같다. 상상의 ..
2021.08.24 -
[그린 나이트] 용자의 게임, 용기의 민낯
영미문학권에서 ‘아서왕의 전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익스피어 만큼이나 클 것이다. 바위에 박힌, 혹은 호수에서 건진 명검(名劍) 엑스칼리버를 차지한 아서 왕이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침입자 앵글로색슨을 무찌른 이야기는 수많은 군웅할거의 기사도 이야기를 창조해낸다. 그 최신판이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그린 나이트](The Green Knight,2021)이다. * 스포일러- 자세한 줄거리가 있습니다 * [그린 나이트]는 아서왕 말년의 이야기이다. 역사적으로는 아마도 서기 4~5세기 경에 해당한다. 카멜롯 궁성에서 아서왕이 주재하는 크리스마스 연회가 열린다. 왕좌엔 늙은 아서왕이 있고 곁에는 기네비어 여왕이 있다. 연회장에는 칼과 술잔을 든 원탁의 기사들이 포진해 있다. 아서 왕은 젊은 조카인 가웨인(데브 파..
2021.08.24 -
[잘리카투] 인도 물소 폭주하다
여름 극장가에 인도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인도영화라면 아주 오래 전 TV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신상’(神象,1971)이라는 영화를 내보냈었다. [춤추는 무뚜] 이후 소개되는 영화는 대부분 신나는 음악과 활달한 군무, 유쾌한 스토리가 주를 이뤘다. ‘볼리우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지만 한국에 소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산영화제 아니면 만나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5일 개봉하는 리조 호세 펠리세리 감독의 인도영화 [잘리카투](원제: Jallikattu,2020)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도가 국제영화상(이전의 외국어영화상)후보로 올렸던 작품이다. 위키를 잠깐 찾아보니 인도에는 총 780개의 언어가 존재하며 이중 1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216개, 헌법이 인정한..
2021.08.24 -
[랑종] 관종 호러의 탄생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야산티야 가문의 저주 태국산(産) 호러는 흥미롭다. 하얀 구름이 휘휘 감도는 신령스러운 산이 보이고, 김동리 소설에서 보았음직한 서낭당이 숲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다. 들판에는 소들이 논을 매고 있고 주름진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아늑함과 낯섦을 더한다. 그러더니 지네가 지나가고 밤이 되더니 공포가 점령한다. 영화는 그런 식으로 서낭당과 검시소를 오가는 특별한 엑조틱한 공포감을 준다. 이번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태국호러 [랑종]은 그런 익숙한 듯 낯선 공포를 안겨준다. 이 영화의 목표는 오직 사람을 끝장공포로 몰아넣는 것이다. 용감한 자는 버티고, 비위 약한 자는 티켓조차 끊지 말지어라. 태국은 우리나라의 5배 정도 넓이의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북동쪽에는 ‘이싼’ 지역이라고 있다. ..
2021.07.15 -
[여고괴담6 모교] 괴담의 밑바닥에 깔린 역사성과 현재성
은희가 온다! 충무로에서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여고괴담]의 여섯 번째 영화가 개봉되었다. 1998년 처음 개봉되었던 [여고괴담]은 당시의 살풍경한 학교모습을 매혹적으로 잡아내어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흥행에도 성공했었다. 이후 다양한 변주를 거듭한 속편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이 영화는 크게 흥행성공을 거둔 작품은 아니다. 니치마켓을 발굴하고, 사회적 세태를 적절히 반영한 기획성 상품이다. 2009년 오연서-장경아-손은서 주연의 5편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대한민국 학교에는 원혼의 학생이 배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프랜차이즈로 중국진출 등 확장가능성을 논하더니 조금씩 잊힌 영화가 되어갔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6편’이 만들어졌고,..
2021.07.15 -
[열아홉]" 소녀에게 필요한 것은 드라이아이스만이 아니다"
지난 4월 열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우경희 감독의 독립영화 [열아홉]이 곧 개봉된다. 이 영화는 19살 소녀가 맞부딪힌 지옥 같은 삶, 그리고 그 끝에서 맞이하는 한줄기 빛에 대한 이야기이다. 푸르거나, 아름답거나, 희망에 찬 이야기만은 아니다. 한없이 막막한 절망 속 청소년 드라마이다. 이야기는 2008년에 펼쳐진다. 소정(손영주)은 컴퓨터 미니홈피에서 자신의 꿈을 적어둔다. “스무 살이 되면 집을 나갈 거야”라고. 그 생각은 중학생 때 처음 했단다. 아빠가 엄마 목을 조르는 장면을 보고서. 폭력적인 아버지의 손길을 피해 엄마랑 단 둘이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다. 병치레를 하는 엄마와 함께 녹록치 않은 삶이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에게 감당 못할 일이 벌어진다. 소..
202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