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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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해협을 건넌 장률 감독 (장률 감독 FUKUOKA , 2019)
장률 감독은 중국 연변(지린성 옌볜)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재중동포’라고도 하고, ‘조선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 있을 때는 대학 중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을 씁네하며’ 보낸 세월도 있었단다. 그리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작심하였고, 아예 한국에 정착하여 정력적으로 신작을 내놓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문학적 정서는 이런 배경에서 기인할 것이다. 그의 ‘무려’ 열 두 번 째 작품은 이다. 중국과 한국의 도시를 거쳐 처음으로 일본 땅에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다. 전작 에서 ‘일본 적산가옥’이 등장하더니 이번엔 일본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한 것이다. 장률 감독의 스펙을 생각하면 엄청난 도전인 셈. 궁금한 것은 무대가 확장되는 것과 함께 그의 인간에 대한 관찰은 여전히 집요하고,..
2020.08.27 -
아수라 (김성수 감독,2016)
아수라, 장례식장의 열혈남아 (김성수 감독, 2016) [박재환 2016-10-02] 오래전 ‘비트’와 ‘태양은 없다’로 내일이 없는 청춘의 비애를 ‘멋지게 포장’해냈던 김성수 감독이 실로 오랜만에 다시 ‘멋있게 포장’된 느와르를 들고 왔다. 그것도,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이라는 어마어마한 ‘악역 군단’과 함께 말이다. 영화 ‘아수라’는 ‘안남’시라는 가상의 수도권 도시를 배경으로 부패의 화신 박상배 안남시장(황정민)을 중심으로, 그 놈을 꼭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말리라는 악질검사(곽도원), 악질검사보다 더 악질 검찰조사관(정만식), 그런 부정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딱 맞는 부패경찰(정우성), 그 경찰의 정보원 노릇을 하는 악당조무라기(김원해), 여기에 이제 한국영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불법..
2017.08.20 -
[옥자] 봉준호가 넷플릭스를 만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Okja 2017)
봉준호 감독의 영화 를 보면서 문득 군대 때 일이 떠올랐다. 설을 며칠 앞두고 부식차량이 돼지 한 마리를 던져놓고 갔다. 며칠 동안 그 돼지는 부대 연병장 축구 골대에 묶여있었다. 3~4일을 주는 밥(잔반)도 안 먹더니, 마지막 날에는 눈물까지 보이더라. 제 죽는 날을 아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끌려가서 푸짐한 먹거리로 분해되었다. 돼지 멱따는 소리를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어보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는 다국적 기업인 미란다사가 내놓은 품종개량 돼지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사연은 이렇다. 미란다가 10년 전에 전 세계 미디어를 불러 모아 거창한 홍보 쇼를 펼친다. 우량돼지새끼 27마리를 전 세계에 나눠주고서는 각자 고유의 양돈방식으로 그 돼지를 키우게 된다. 최종적으로 콘테스트를 거쳐 최고의..
201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