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영화(15)
-
[강철비2: 정상회담] 잠수함은 춤춘다 (양우석 감독, Steel Rain2: Summit, 2020)
양우석 감독이 4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던 의 속편 을 내놓았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반도정세와 트럼프라는 예측불가의 미국대통령이 엄존하는 2020년 여름에 등장한 가장 정치적인 드라마이다. 스스로 ‘밀덕’임을 자처하는 양우석 감독이 웹툰을 통해 선보인 한반도전쟁 가상시나리오를 다시 한 번 영화로 구현한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 대통령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북한 땅에서 북미 평화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난 30년 동안 북한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핵에 올인 했고, 그것을 지렛대로 국제사회로부터 체제유지를 보장받으려한다. 힘들게 마련한 핵무기를 미국과의 평화협정이라는 미명하에 전격적으로 내놓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가장 좋은 그림 아닌가? 그런데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
2020.08.04 -
[인터뷰] 정우성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진심뿐” (강철비2:정상회담)
가공할 위력의 핵을 가진 북한의 젊은 영도자, 한반도 평화회담을 위해 고뇌하는 한국 대통령, 북한과의 회담을 정치적 치적으로 삼으려는 미국 대통령. 작금의 한반도 상황을 옮겨놓은 듯한 영화가 개봉한다. 4년 전 400만 관객을 동원한 에 이어 양우석 감독이 다시 한 번 한반도상황을 업그레이드한 한반도스릴러 이다. 전편에서 정찰총국 출신의 전사 엄철우를 연기했던 정우성이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다. 북한강경파의 쿠데타 위기에서 평화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군분투한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매번 화제의 중심에 섰던 충무로배우 정우성을 만나 영화이야기와 배우의 이미지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27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매체 라운드인터뷰 자리를 통..
2020.07.30 -
[인터뷰] 양우석 감독 “강철비는 내리고, 시뮬레이션은 계속된다”
2017년 연말에 개봉되어 4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던 의 양우석 감독이 으로 돌아왔다. 감독은 전작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관객들에게 내보일 예정이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27일, 양우석 감독을 만나 과 작금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 물어보았다. 는 북한 땅에서 어렵게 열린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한 강경파가 일으킨 쿠데타로 한꺼번에 핵무기가 탑재된 북한의 신형잠수함에 납치된다. 독도 앞바다의 잠수함 안과 밖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둘러싼 극한 대치가 이어진다. 정우성이 남한 대통령을, 유연석이 북한 지도자를, 곽도원이 쿠데타 주동인물을, 그리고 앵거스 맥페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한다. “1편이 개봉된 2017년 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상황까지 몰렸었다. ..
2020.07.30 -
[작은 연못] Kill'em All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올해는 ‘육이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신문매체에서는 앞다투어 기획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각 방송사마다 대규모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모든 전쟁들이 그러하듯이 한국전쟁은 아주 특별한 시점에 ‘기어이’ 발생하고만 아주 기이한 전쟁이다. 실질적인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부터, 그리고 전쟁 기간 내내, 그리고 당연히 전쟁 이후에도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전쟁의 기원이나 양상에 대해서는 (한동안 브루스 커밍스의 책이 대표하듯) 수많은 학설과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전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사람들과 그 전쟁의 피해자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전쟁의 어두운 일면..
2019.11.12 -
[베를린]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류승완 감독 The Berlin File , 2013)
(박재환 2013.2.5.) '류승완'은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특히나 성룡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단다. 그래서 영화감독이 되었고 줄기차게 액션영화를 찍는다. 류승완 감독은 개그맨 김병만과 비슷한 삶의 궤적을 그려왔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고생하며’ 실력을 쌓아온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고 배웠으며 연출부에서 영화를 습득한 것이었다. 그가 자투리 필름을 얻어 ‘액션’ 단편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것을 하나로 엮어 를 완성시켰다. 그리곤 충무로의 활력 넘치는 영화감독이 된 것이다. 그가 충무로 영화판의 주류에 편입하고 12년 만에 이란 꽤 규모가 큰 액션블록버스터를 내놓았다.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스파이전쟁, 동과 서의 첩보전쟁을 거창하게 펼..
2019.08.30 -
[DMZ,비무장지대] 군대에서 축구한 남자들의 이야기 (이규형 감독 Demilitarized Zone, 2004)
(박재환 2004.11.23.) 이거 남들이 다하는 영화리뷰 아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임. 이딴 걸 리뷰라고 올렸느냐 딴지걸지 말기 바람. [DMZ,비무장지대]라는 이 영화를 그런대로 감상하려며 남자들이 입에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는 군대에서 ‘초뺑이’치며 축구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끔찍한, 혹은 황홀한 30개월 전후의 남자들만의 세계에 대해 전우애, 동지애, 동질감, 공감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미리 말해 두지만 난 ‘후방’에서 ‘빵위’들 무리 속에서 그런대로 편안한 상황병(그래도 현역임!)으로 군 복무를 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요즘은 공익요원이란 것까지 생겨 '빵위'가 무엇인지 '수색대대'가 얼마나 힘든지를 모를 것이다. 물론 그런 것 몰라도 통일운동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
2019.08.28 -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배창호 감독 The Winter Of The Year Was Warm, 1984)
(박재환 1988) 난 한때 배창호의 지독한 팬이었다. 그게 아마도 까지였을 것이다. 그의 데뷔작 을 어린 나이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물론 남아있는 기억이야 김보연이랑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랑 키스할 때 우산으로 카메라 앞을 탁 가리는 재기발랄한 장면과 공옥진 여사의 춤추던 장면만이 단편적으로 떠오를 뿐이지만 말이다. 당시 국산영화진흥책의 일환으로 ‘우수영화’란 것을 만드는 제작사에게는 외국영화 수입권이 주어졌다. 그래서 보지도 않을 영화들-반공영화나 문예물 같은-이 ‘우수영화’란 명목으로 만들어졌다. 배창호가 만든 그러한 ‘우수영화’는 현대 정주영의 쥬베일항 신화를 영화화한 이란 게 있다. 배창호는 물론 그러한 자신의 감독 데뷔작 전에 이미 영화판에 얼굴을 내비친 게 있다. 그의..
2019.07.30 -
[공작] 롤렉스와 호연지기 (윤종빈 감독 The Spy Gone North, 2018)
(박재환 2018.08.13) ‘블랙리스트’ 정권을 지나자마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류의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윤종빈 감독의 도 그 중의 하나이다. ‘공작’은 YS정권 시절에 있었던 대북스파이활동을 다룬 작품이다. 정확히는 1993년, ‘북핵위기’가 고조될 때이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둘러싸고 의문스런 행보를 이어간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하면서 클린턴은 이른바 외과수술식 폭격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이다. 당시 YS정권의 안기부(국정원 전신)에서는 이 엄중한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은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영화는 당시 중국에서 활동한 한 안기부 요원의 활약상을 저본으로 삼는다. ‘박채서’란 인물이다. 정보사 요원이었던 그는 안기부..
2019.02.11 -
[강철비] 남과 북의 워게임 (양우석 감독 2017)
[2017.12.14] 최근 북한 핵 사태와 관련하여 제기하는 문제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이 어디를 목표로 하는 것이냐”는 것. 사실 이 문제는 전쟁종말 단계에 처한 최종책임자의 자포자기적 심정을 상정한다면 부질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런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꼬인다. 그리고, 미국의 압도적인 핵 무력 앞에서 실제 김정은이 핵 버튼을 누를 수 있을까하는 심리적인 문제도 있다. 이런 특수한 한반도 상황에서 비상사태가 벌어진다. 과연 진짜 핵전쟁이 발발할 수 있을지, 타겟은 어느 나라인지를 상상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4년 전 정치인 이전의 인간 노무현을 담은 영화 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양우석 감독이 신작 를 내놓았다. 양우석 감독은 웹툰(작가)으로 이란 작품..
2018.07.01 -
[그물]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 걸린 것은.. (THE NET 2016)
(박재환 2016.10.17) ‘충무로의 야생동물’ 김기덕이 최근 22번째 작품을 내놓았다. 1996년 이후 20년 동안 정말 쉬지도 않고 가열하게 투쟁해오면 작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작품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아주 특이하게도 ‘15세이상관람가’라는 ‘포근한’ 심의등급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는 항상 따라다니던 논쟁거리도 이번엔 그다지 없다. 영화 ‘그물’은 한 북한 어부의 뜻밖의 남한표류 이야기이다. 북에서 아내와 어린 딸과 나름 행복하게 살던 류승범은 어느 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쪽배를 타고 바다로 나선다. 지척엔 ‘남조선 땅’이 보이지만, 그는 단지 바다에 그물을 던져 그날 일용한 물고기만 잡으면 된다. 그런데, 스크루가 그물에 걸리고, 어찌 손써볼 도리도 없이 남으로 밀려온다. 그를 기다..
2017.08.20 -
[우리가족] 남한 삼촌과 10명의 탈북청소년 (김도현 감독 Our Family, 2013)
어제(2015.9.22) 밤 KBS 1TV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김도현 감독의 ‘우리가족’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이 영화는 작년 7월 극장에서 개봉되긴 했지만 ‘독립영화’가 그렇고, ‘다큐멘터리’가 그러하듯이 극소수의 관객만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관람했었다. 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달랑’ 807명이 관람했단다. 바로, 그 문제의 작품을 ‘KBS독립영화관’시간에 만날 수 있었다. 영화 ‘우리가족’은 탈북청소년을 거두어 정말 가족처럼 키우는, 아니 함께 ‘공동체가정’을 이끄는 한 남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사람은 김태훈. 그는 2004년 탈북자들을 수용하며 잠시 ‘남쪽사회에 적응하도록’ 교육/지원하는 하나원의 봉사자로 탈북자를 만났다. 이게 필생의 일처럼 - 종교인의 소명처럼 - ..
2017.08.18 -
[야생동물 보호구역] 김기덕 N0.2 (Wild Animals 1997)
(박재환 2001.8.7.) 김기덕 감독의 네 번째 작품 이 개봉되었을 때 감독 자신은 “대한민국에 김기덕 영화를 좋아하는 팬은 최대한 5만 가량 된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그동안 그의 영화가 극장에 내걸릴 때마다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개봉관에서 그의 영화를 직접 찾는 영화팬의 수치는 이에 훨씬 못 미쳤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김기덕 영화라고 하면 ‘이창동 영화’와 ‘홍상수 영화’와 함께 하나의 브랜드 파워(혹은 네임 밸류)를 가지는 작품으로 취급받는다. 당연히 김기덕 감독은 오래 전에 ‘작가감독’으로 분류되었고 말이다. 그의 두 번째 작품 또한 그러한 김기덕 감독의 이름값을 하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김기덕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나 개별적인 사건을 보면 관객은 쉽게 그 이야기가 적어도 김기덕..
2013.01.02 -
[풍산개] 김기덕 사단이 만든 남북한 치킨게임 (전재홍 감독 Poongsan 2011)
우리나라 영화판에도 사단이란 게 형성되어 있다. 정치적 결사체는 아니고 어떤 인연으로 맺어진 영화계 선후배관계이다. 탄탄한 충무로 역정을 기반으로 이제는 대기업까지 연결된 강우석 사단이 있고, 태생은 가난한 ‘연극무대’였던 장진 사단도 있다. 언젠가부터 김기덕 사단이란 것도 언론에 오르내린다. 김기덕 감독 본인이야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국제영화제에서 위명을 떨친 명감독이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비주류감독으로 치부된다. 평단에서의 평가도 애매하고, 영화팬들은 여전히 그의 영화를 엽기라며 불편하게 여긴다. 게다가 어찌된 일인지 김 감독은 영화계 자본세력과의 트러블로 한동안 언론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미학과 영화제작방식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전수해왔다...
2011.06.20 -
[크로싱] X같은 ‘인생은 아름다워’ (김태균 감독 Crossing, 2008)
(박재환 2008.6.25.) 지금부터 10년 전인 1998년 12월 20일 오후 8시, KBS 1TV [KBS스페셜]에서는 충격적인 르포 프로그램을 하나 방송했다. 제목은 였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RENK(북한민중긴급행동네트워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위험하게 촬영한 북한 주민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당시 한국 매체에는 북한이 연이은 수재로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전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북한의 어느 하늘 아래서 실제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속 시원하게 알기란 어려웠다. 그런 시점에 목숨을 건 몇몇 비디오 액티비스트들이 찍어온 영상물은 당시 한국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방송내용은 북한의 어느 도시의 모습을 통해 당시 북한의 헐벗은 ..
2008.06.25 -
[이중간첩] 같은 핏줄, 다른 사람 (감독: 김현정 Double Agent 2003)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필요이상의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고, 한때는 국정원 요원이 무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요즘도 신문에서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바꾸니 어쩌니 하는 기사나, 중국 동북 삼성에서 남과 북의 기관원들이 첩보전을 펼치고 있다는 류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 귀가 솔깃해진다. 어렸을 적에 KBS-TV의 이라는 반공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효인간은 1981년 무렵에 방송되었었다!) … 남파간첩에 대한 기록을 본 적이 있다…. 원산에서 통통배를 타고 어둠을 틈타 공해를 지나 남한 땅 어딘가에 몰래 숨어드는 그 인간들. 발각되면 독약 앰플을 깨물어 자살한다는 비장한 혁명일꾼들 말이다. 이들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극기훈련을 받은 인간병기들이다. (우리나라 북파공작원의 훈련이야기..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