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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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마감일] “이건 하늘의 계시야!” (궁유정 감독 Closing Date, 2018)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를 찾았던 이 막을 내리고 오늘부터 다시 이 영화팬을 찾는다. 이번 주(2019.1.4)에는 ‘주목할 만 한 단편’ 세 편이 방송된다. (정해일 감독), (궁유정 감독), (곽민규 감독)이다. 궁유정 감독의 27분짜리 단편영화 은 오늘도, 올해도 단편영화에 매달리며, 그 어떤 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기를 애타게 기대하는 독립영화인들의 꿈과 희망과 기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최슬기(윤금선아)는 조그만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비록 잔심부름이나 하는 형편이지만 언젠가는 객석을 가득 채운 부산 영화의전당 레드카펫에 발을 딛고 싶은 야심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칸으로 직행하기를 꿈꾸는지도. 갑자기 꿈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보이면서 하늘의 계시라도 ..
2020.01.03 -
[인사3팀의 캡슐커피 “내가 커피를 타는 이윤” (정해일 감독 Capsule Coffee, 2018)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를 찾았던 이 막을 내리고 오늘부터 다시 이 영화팬을 찾는다. 이번 주에는 ‘주목할 만 한 단편’ 세 편이 방송된다. (정해일 감독), (궁유정 감독), (곽민규 감독)이다. 정해일 감독의 34분짜리 단편영화 은 아마도 많은 청춘들에게 씁쓸한 공감을 안겨줄 듯하다. ‘2년차 계약직의 마지막 나날들’이 현실감 넘치게 그려지니 말이다. 근사한 빌딩의 한 회사. 막 점심을 마친 정 부장(정희태)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곧이어 인사3팀의 이수아 대리(류아벨)가 신입사원 공채와 관련하여 결재를 받는다. 정 부장이 문득 그런다. “이 대리는 커피 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요즘 이런 거 조금 예민하지?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커피 심부름도 하면서 얼..
2020.01.03 -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대 내 곁에 선 순간~” (임순례 감독,2001)
지난 10월 11일, 김기영 감독의 (1960년)로 시작된 KBS 1TV 이 오늘밤 임순례 감독의 (2001년)를 마지막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린다. 100년 전, 1919년 10월 당시 단성사에서 선보인 가 최초의 한국영화로 사료된다. 이날을 기념하여 KBS는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지난 100년을 빛낸 한국영화 12편을 매주 금요일 방송해 왔다. 196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의 품격을 높인 영화들이 늦은 밤 영화팬을 매료시켰다. 때로는 당국과의 마찰 속에서, 제작현장의 고충 속에서 묵묵히 한국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온 영화인에게 경배를 올린다. 오늘 방송되는 는 단편 으로 주목받은 임순례 감독이 (1996)에 이어 내놓은 작품이다. 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도 못한 세 친구가 ‘..
2019.12.27 -
[백두산] 남남북작 영화 (이해준 김병서 감독, ASHFALL 2019)
지난 19일 개봉한 한국영화 (감독:이해준&김병서)이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백두산이 화산 폭발을 일으키며 북한을 거의 무정부상태로 만든다. 이어 곧 남한마저 집어삼킬 후속폭발의 징후가 관측되고 이를 막기 위한 특별한 작전이 펼쳐지게 된다. 1,2편으로 한국영화 CG의 완성도와 중요성을 높인 덱스터스튜디오가 다시 한 번 CG신기원에 도전한다. 백두산이 터졌다 어느 날 갑자기 백두산이 터졌다. 엄청난 파괴력은 한반도 남쪽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것은 재앙의 전주곡일 뿐이다. 서울에서 백두산 화산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 중인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한국명 강복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 아래에 꿈틀대던 마그마 방이 계속 세력을 확장, 2차,3차,4차 폭발로 이어질 것이란다. 막을 방법은? ..
2019.12.27 -
[시동] 자기에게 어울리는 일을 찾는 만 가지 길 (감독 최정열,2019)
마동석이 중국집 주방장을 하는데 전직이 의심스럽다고? 보나마나 개과천선한 조폭이겠지. 뭐, 그 정도만 짐작해도 이 영화 (감독 최정열)을 감상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은 마동석의 슈퍼 주먹질보다는 찌질한 청춘의 헛발질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그것이 정답이 아니어도 된다. 감독의 연출 의도는 명확하다. 이 길이 아니면 저 길로 가면 된다. 청춘은 아름답고 인생은 기니 말이다. 대신 영화는 짧다. 102분! 학교 가는 것은 싫고, 대학 가는 것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지 않는 18살 택일(박정민)은 엄마(염정아)와 사사건건 부딪치다가 마침내 집을 나온다. 호기롭게! 가진 것은 탈탈 털어도 1만원 플러스 몇 푼. 무작정 오른 버스. 도착한 곳은 군산터미널이다. 내리자마자 ‘빨강머리’(최성은)를 괜히 ..
2019.12.26 -
[영화리뷰] 나를 찾아줘, 처절한 영애씨
한류대스타 이영애가 이후 14년 만에 출연한 영화 는 스릴러이다. 6년 전 잃어버린 아들, 지금은 13살이 되었을 ‘실종아동 윤수’를 찾아 전국을 헤매는 가슴 아픈 드라마이다. 영화는 정연(이영애)이 황량한 갯벌을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바다가 저 멀리 밀려나고 암초가 튀어나온 갯벌 끝에 눈이 머문다. 이제부터 정연의 힘겨운 6년의 삶이 펼쳐진다. 아들을 잃어버리고 삶은 망가진다. 아빠(박해준)는 차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헤맨다. 전단지를 돌리며. 엄마 정연은 병원에서 일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박해준이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죽고, 정연은 절망에 놓이게 된다. 그 때 걸려온 전화 한 통. “당신 아들인 것 같다. 갯벌에서 일하더라.” 정연은 ‘무산시 내부도 만선낚시터’로..
2019.12.09 -
[파업전야] 피, 땀, 눈물의 노동필름 (장산곶매 1990)
‘한국영화’라는 카테고리를 묶을 수 있는 시발점은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10월 27일, 서울 단성사에서 ‘의리적 구투’라는 ‘영상물’이 상영되면서부터이다. 지난 100년의 세월에서 최고의 한국영화는 무엇일까. 나운규의 ? 봉준호의 ? KBS와 한국영상자료원은 고심 끝에 12편의 걸작을 선정했다. 지난 10월 11일 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걸작한국영화를 내보내고 있다. 오늘밤 여덟 번째 작품은 이다. 1990년 공안의 눈과 전경의 방패를 뚫고, 노동회관에서, 대학가에서 상영되던 ‘노동필름의 최고봉’이다. 영화 는 88서울올림픽까지 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탄압받던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노동조합 결성기를 담고 있다. 동성금속 단조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소박한 꿈이 있다. 하지만 끝없이 이어지..
2019.11.29 -
[우묵배미의 사랑] 멋진 인생 (장선우 감독 1990년)
KBS는 매주 금요일 밤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 연작물을 방송 중이다. 1919년, 서울 단성사에서 선보인 우리영화 ‘의리적 구투’의 개봉 100년에 맞춰 KBS와 한국영상자료원이 함께 기획한 ‘100년의 한국영화 걸작 12편’이다. 지난주에는 일곱 번째 시간으로 장선우 감독의 (1990)이 시청자를 찾았다. 실업자로 놀고 지내던 배일도(박중훈)는 치마공장에 취직되어 처(유혜리)와 어린 자식을 이끌고 서울을 떠나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시골마을 우묵배미로 오게 된다.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민공례(최명길)에게 끌리게 된다. 평소 남편(이대근)의 폭력에 시달렸던 공례는 능청스럽기까지 한 일도의 저돌적인 접근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더니, 끝내 둘은 밤기차로 ‘외도’에 나선다. 1970년대 산업화..
2019.11.29 -
[길소뜸] 임권택 감독 (1986년)
KBS 1TV에서는 ‘독립영화관’이 방송되던 금요일 밤에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라는 기획전을 내보내고 있다. 1919년 10월 27일 서울 단성사에서 최초의 한국영화로 평가받는 ‘의리적 구투’ 개봉 100년에 맞춰 KBS와 한국영상자료원과 힘을 합쳐 ‘100년의 한국영화 걸작 12편’을 매주 내보내고 있다. 오늘밤에는 그 여섯 번째 작품으로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그린 임권택 감독의 (1986)이 시청자를 찾는다. 여의도 KBS에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한창이던 1983년 여름, 화목하고 부유한 가족을 꾸려나가던 화영(김지미)은 남편(전무송)의 권유로 방송국에 아들을 찾으러 가다가 회상에 젖는다. 화영은 해방과 함께 황해도의 작은 마을 길소뜸으로 이사를 가서 고아(이상아)가 되고, 아버지..
2019.11.15 -
[바람 불어 좋은 날] 가진 것은 청춘뿐일지라도 (이장호 감독 1980)
지난 주, KBS 1TV가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방송하고 있는 더 클래식 다섯 번째 작품으로 이장호 감독의 1980년도 작품 이 늦은 밤 한국영화팬을 찾았다. 은 1980년 11월 27일 개봉된 작품이다. 유신이 저물고, 서울의 봄을 거쳐 암울한 한국사회에 한줄기 빛처럼 세상에 나온 충무로 영화이다. 영화는 (지금은 강남의 금싸라기 땅이 되었을) 당시의 ‘서울변두리’ 개발지역에 터를 잡은 시골 촌놈 출신 세 명이 펼치는 청춘의 이야기이다. 길남(김성찬), 춘식(이영호), 덕배(안성기)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지만 청춘의 꿈을 안고 내일의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산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어제까지 논밭이었고, 여전히 논밭이 보이는 이 땅의 원래 거주민들은 농사지을 땅을 잃거나, (부동산업자의 농..
2019.11.13 -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감독의 꿈, 죽은 자의 꿈 (하길종 감독 The March Of Fools, 1975)
한국영화 역사 100년을 맞아 KBS가 마련한 의 네 번째 작품은 하길종 감독의 눈물과 한이 서려있는 1975년 작품 이다. 이 작품은 당시 대표적 청년작가였던 최인호가 신문에 가볍게 연재했던 청춘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절, 캠퍼스의 청춘이 맞닥쳤던 이야기가 해학적으로, 현실적으로, 절망적으로 그려낸다. 영화는 입대를 앞둔 병태(윤문섭)과 영철(하재영)의 신검장면부터 시작된다. 병태는 합격, 영철은 불합격 받는 모습과 함께 그들의 캠퍼스생활이 시작된다. 배경은 신촌 Y대학이다. 당시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은 이렇다. 학과대표가 “이웃 여대랑 단체미팅 잡았다”부터 시작하여, 당구장, 학사주점, 과 대항 축구, 과 대항 술마시기 등등으로 일면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 따분한 ..
2019.11.01 -
[오발탄] (유현목 감독, 1961)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맞아 KBS와 영상자료원이 마련한 대형 프로젝트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 지난 주 김기영 감독의 방송에 이어 오늘 밤 두 번째 시간으로 유현목 감독의 을 방송한다. 영화와 함께 백승주 아나운서와 영화잡지 의 주성철 편집장이 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은 소설가 이범선이 1959년 발표한 단편소설 을 유현목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당대 충무로 최고의 스타였던 김진규, 최무룡과 함께 서애자, 김혜정, 노재신, 문정숙, 윤일봉 등이 출연한다. 계리사 사무소 서기인 철호(김진규)는 전쟁통에 미쳐 끊임없이 “가자!”를 외치는 어머니(노재신),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문정숙)와 어린 딸,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서애자), 실업자인 퇴역군인 동생 영호(최무룡)..
2019.10.30 -
[휴일] 그 때, 신성일은 왜 그랬을까 (이만희 감독, 1968)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맞아 KBS와 한국영상자료원이 마련한 대형 프로젝트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 (김기영 감독), (유현목 감독)에 이어 지난 18일 늦은 밤 이만희 감독의 이 영화팬을 찾았다. 은 한국영화사, 특히 검열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1931년 생 이만희 감독은 1961년 으로 영화감독에 데뷔를 한 후, (63) 등 흥행감독이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65)는 반공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러야했다. 검열을 통과해서 상영허가를 받았지만 검찰이 당시 반공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당시 검찰의 영장청구 논지는 ‘감상적 민족주의를 내세웠고’, ‘국군의 묘사가 허약하며’, ‘북괴병사를 찬양’하고, ‘양공주 참상을 과장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만희 감..
2019.10.29 -
[야구소녀] “주수인, 힘 내!” (최윤태 감독 Baseball Girl 2019)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붐이 일기 시작할 때 허영만 작가가 이라는 재밌는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김용화 감독이 로 영화화했었다) 야구를 사람만 하라는 법이 있냐며, 고질라가 타석에 들어서면서 펼쳐지는 ‘스포츠-애니멀’ 드라마였다. 그런데, 원래 프로야구에는 ‘프로야구에는 남자만 하는 법’이라는 규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야구소녀’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줄 설명이 나온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당시 ‘의학적으로 남성이 아닌 자’는 부적격 선수로 분류됐다. 1996년, 규약에서 이 문구가 사라진 뒤 여자도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스타들이 한국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동안 여자 프로야구선수..
2019.10.16 -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 김치를 담그다, 문득 생각나다 (이나연 감독,2018)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한다. 어제(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근사한 건물,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영화축제가 시작되었다. 위대한 거장들의 거창한 작품들과 함께, 내일이 더 기대되는 영화감독의 소품들도 씨네필들을 기다린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단편영화 세 편이 오늘 밤 KBS 시간에 방송된다. 권성모 감독의 (임예은 홍지석 김도영,25분), 이나연 감독의 (신지이 손정윤 함상훈,28분), 김덕근 감독의 (최준우 박지호 김영선,19분)이다. 이나연 감독의 는 제목부터 궁금해진다. 영화가 시작되면 지혜, 지훈, 지윤 삼남매가 한자리에 모여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둘러앉은 것 같다. 아버지는 아예 언급 되지 않고, 엄마에 대한 이..
201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