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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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태감] 중국의 마지막 내시 (장지량 감독 中國最后一個太監 1987)
(박재환 2001.11.28.) 내시(內侍), 환관(宦官), 태감(太監)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 존재에 대해서는 대부분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거세당하여 남자로서의 역할을 못할 뿐더러, 역사의 고비마다에서 이따금 파토를 놓는 정의롭지 못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TV의 사극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를 막론하고, 내시는 언제나 찬밥 취급은 고사하고 괴물 대접을 받아왔다.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최근 부산영화제에서도 상영된 신상옥 감독의 내시>란 작품이 있다. 사실 '내시-환관-태감'이라는 직책, 혹은 존재는 중국, 한국 뿐만 아니라 서양(eunuch)에서도 발견되는 역사적 인물이다. 역사에 처음 등장하기로는 전쟁에서 사로잡힌 포로들을 거세하여 노예로 삼았다는 공통점..
2008.02.23 -
[장문인] Lady is the Boss
[Reviewed by 박재환 2004-5-21] 신은경이 출연한 [조폭 마누라]는 홍콩에선 [와이프는 보스](我老婆係大佬)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소림사 정통무술 전수자나 뒷골목의 칼잡이들이 스크린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홍콩 영화팬에게는 요조숙녀같은 와이프가 칼들고 설치는 것이 참신한 모양이다. 그런데 홍콩에서도 이런 류의 영화는 있었다. 1983년 유가량 감독의 작품 중에 [장문인](掌門人, Lady is the Boss)이라는 영화가 있다. 제목으로 보자면 뭔가 있을 것 같다.영화는 고리타분한 홍콩의 한 무술도장(華强國術會)이 도로를 닦기 위해 헐리면서 벌어지는 소동부터 보여준다. 이 도장의 터줏대감인 황 사부는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한 유가량이다. 무술을 배우겠다는 사람은 오직 다섯 명뿐이다. ..
2008.02.23 -
[쿵푸 허슬] 이소룡의 기억, 막대사탕의 순정 (주성치 감독 功夫, Kung Fu Hustle, 2004)
(박재환 2005.1.12.) 홍콩 최고 흥행작품은 2001년 여름에 개봉된 주성치의 [소림축구]이다. 이 영화는 홍콩에서 모두 6천만 HK$의 수익을 올렸다. 오늘(2005.1.12) 현재 주성치의 신작 [쿵푸 허슬]은 5,431만 HK$의 수익을 올리며 자신의 최고 기록 갱신을 준비 중이다. 물론, 이 영화는 중국에서만 이미 1억 6천 만元의 흥행수익을 올려 중국영화 역사상 가장 높은 흥행수익을 올린 중국어영화로 기록되게 되었다. 이연걸과 주윤발이 떠나버리고 성룡이 그다지 이름값을 못하고 있을 때 주성치는 자신의 '네임 벨류'를 엄청나게 증폭시키고 있다. [소림축구]는 기존의 주성치 영화세계뿐만 아니라 홍콩영화의 '넥스트 버전'이 어찌해야하는가를 명시적으로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홍콩이 자랑할 만한..
2008.02.23 -
[키스 오브 드래곤] 이연걸의 레옹 (Kiss of the Dragon/ 크리스 네이흔 감독,2001)
이연걸이 미국으로 진출한 후 보여준 행보는 적잖이 실망스럽다. 적어도 아시아의 리얼액션 히어로가 미국에 건너가서는 살아 움직이는 살인병기 이상의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에서 멜 깁슨에게 맞아죽을 때부터 이연걸의 헐리우드 생활은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중국이나 홍콩에서는 그런대로 중국인의 방식대로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만들고, 영웅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지만 미국식 액션영화의 범주에서 아시아인이 백인의 영웅으로 자리 잡기에는 여러모로 핸디캡이 있을 수밖에. 그의 첫 번째 헐리우드 주연작품 도 그러했고, 두 번째 작품 도, 그리고 곧이어 나온 도 이러한 우려를 떨쳐버릴 수가 없다. 를 미국에서 만든 후 이연걸은 곧바로 뤽 베송과 함께 또 한 편의 액션영화 촬영에 들어갔다. ..
2008.02.23 -
[오귀스트, 쿵후의 왕] 프랑스 남자의 중국사랑
[Reviewed by 박재환 2001-12-17] 홍콩에서 태어나 8살에 영국으로 이민 갔던 장만옥. 그는 1983년 홍콩으로 건너와서 출전한 미스 홍콩대회에서 2등상을 탄 후 영화계에 데뷔했다. 그녀의 초기영화는 연기력을 내세우기보다는, 그야말로 [꽃 한송이] 이상의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에서 성룡의 새침때기 여자 친구 역할이 초기 영화에서 기억나는 장만옥? 그러나 장만옥은 이후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서구적인 이미지로 똑 부러지는 캐릭터를 소화해낸다. 그녀는 홍콩 금상장과 대만 금마장에서 여러 차례 연기상을 탔고, 92년에는 으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타며 서구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프랑스 감독과 사귄다는 이야기가 있더니 어느날 올리비에 아사야스와 결혼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
2008.02.23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강문 판타스틱 No.3
[Reviewed by 박재환 2007-11-1] 강문(姜文,지앙원)은 장예모 감독의 [붉은 수수밭]에서의 그 ‘번뜩이는’ 연기로 잘 알려진 배우이다. 그가 배우로서 최정점에 서 있던 시기에 [햇빛 쏟아지던 날들]로 감독 데뷔를 하였고 해외 영화제에서 격찬을 받았다. 중국에서도 꽤 큰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두 번째 감독작품 [귀신이 온다] 역시 주로 해외영화제에서 열정적인 환호를 받았다. 그가 최근 - 7년 만에 세 번째 감독 작품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했다. 문혁의 뒤안길을 다룬 [햇빛 쏟아지던 날들]과 항일 전쟁시기 산동성 민초의 생존기를 다룬 [귀신이 온다]에 이어 지난 1950~60년대의 중국 모습을 담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난 9월 열린..
2008.02.22 -
[유성어] 별똥별이 아름다운 것은 순간이기에…. (장지량 감독 流星語,1999)
(박재환.2001.3.22) 장지량 감독의 최근 작품으로는 두 여인의 우정을 그린 라는 영화가 있다. 그의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은은히 흐르는 정(情)’에 있다고 한다. 이번 영화 도 그러하다. 인생의 대전환기를 겪은 한 중년과 꼬마아이와의 우정, 혹은 부성애가 이 영화가 대변하는 정이다. 장지량 감독은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제작하게 된 경위를 자신의 경험담에서 떠올렸다고 말했다. 어느 날 버스를 탔는데 한 임신한 여성이 버스에 외롭게 앉아있는 모습을 쳐다보다가 문득 현대사회의 고독감 같은 것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그는 창밖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 등에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었다고 한다. 그리곤 찰리 채플린의 1921년 걸작 흑백영화 를 보고선 이내 이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2008.02.22 -
[국화차] 맑고 청순한 중국 사랑이야기 (김천 金琛 감독,2001)
[Reviewed by 박재환 2001-4-30] 한국영화팬들이 일반 극장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중국영화는 연중 몇 편에 불과하다. 최근에도 , 등이 아주 제한적으로 개봉되었고, 이나 같은 '특별한' 영화가 수입사의 '특별한' 배급정책에 의해 개봉될 뿐이었다. 상당수의 중국영화들이 수입되고 있지만 실제 개봉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 영화의 국내 흥행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홍콩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인지도의 중국배우로는 한국내 흥행이 거의 무망하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이웃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에서는 홍콩영화나 중국영화, 그리고 가끔은 대만영화 등이 아트계열 극장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순회상영될 뿐이다. 중국현지에서도 자국영화의 제작 편수가 해가 갈..
2008.02.22 -
[강호]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 살아야... (황정보(黄精甫) 감독 江湖 Brother 2004)
(박재환 2004.10.18.) 중국무협물이나 무협소설에서 '강호'(江湖)라는 단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게 장철 스타일의 시대물이든 [영웅본색] 류의 현대 홍콩 느와르이든 간에 뭔가 남성적인 미학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홍콩영화에서 만나보게 되는 '강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그 스펙트럼이 넓다. [와호장룡]이나 [영웅본색]에서만 '강호'가 운위되는 것이 아니라 '고혹자'시리즈와 '타락천사'에서도 강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강호'의 어원에 대한 자세한 고찰은 뒤로 미루고 [장자[(莊子)의 [대종사편](大宗師篇)에 나오는 '강호'만 소개하겠다. 泉涸,魚相與處於陸,相呴以濕, 相濡以沫,不如相忘於江湖。與其譽堯而非桀也,不如兩忘而化其道 이 심오한 문장의 뜻을 어설피 옮기는 것보단..
2008.02.22 -
[가유희사] 즐거운 우리 집 (고지삼 감독 家有喜事 All’s Well, Ends Well ,1992)
홍콩에는(크게 중화권에서는) ‘하세편’(賀歲片,Chinese New Year Movie)이란 것이 있다. 그들이 최고의 명절로 치는 ‘음력’ 설 시즌에 개봉되는 영화로 일정한 룰이 있다.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왁자지껄한 소동을 펼친다는 그러면서 영화 전편에 ‘가정의 중요성’을 재인식시켜주고 “올 한 해도 돈 많이 벌기 바란다”(恭禧發財 꽁시 파 차이)라는 중국식 새해 인사를 올린다는 것이다. 1992년 설에 홍콩에서 개봉된 도 그러하다. 이 영화는 엄청난 흥행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 등의 속편 격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홍콩의 한 평화로운 대가족. 노부부(관해산,이향금)와 세 아들이 산다. 큰 아들 황백명-오군여 부부, 둘째 아들은 플레이보이인 라디오DJ 주성치, 셋째 아들은 성격이 계집애같은..
2008.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