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 달려라 번개호!

2008. 5. 19. 09:34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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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8-5-13]  <로보트 태권브이>가 재개봉되었을 때 386세대 이상은 뭔가를 더듬어보기 시작했다. ‘황금박쥐’니 ‘마루치 아라치’니 하며 말이다. [스피드 레이서]가 개봉되고 나니 ‘비’(정지훈)보단 <달려라 번개호>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스피드 레이서>는 일본 망가가 원안이고 그 망가가 바로 1976년 즈음에 우리나라 TBS채널을 통해 방영되었던 <달려라 번개호>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일본망가는 타츠노코 프로덕션 1967년 후지TV를 통해 방송했던 전체 52부작 아니메 <마하 고고고マッハGoGoGo>이다.

   자동차 레이싱에 목숨을 건 가족의 이야기이다. 필드만 도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초원을, 사하라 사막을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을 마구 질주하는 레이서의 이야기이다. 형은 사고로 죽고, 동생은 형을 위해 계속 달리는 것이다. 매 회 숨 막히는 레이스가 끝나면 더욱 짜릿한 다음 모험이 기다려지는 무한기대의 자동차경주인 것이다. 이 망가는 미국에서 이듬해  <Speed Racer>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고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미국을 점령한 日流의 기원?) 이때 이 만화를 보고 자란 사람들 가운데 바로 워쇼스키 형제가 있었다.

   워쇼스키 형제가 <매트릭스> 3부작을 끝내고 일본망가를 차기작으로 정했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난 영상혁명을 기대했다. 게다가 한류영웅 비가 캐스팅되면서 더욱더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빰빠빠~

   그런데 어떻게 옮기지? 카 레이싱 영화는 많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영화도 많았다. 그런데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이 영화를 만든다면 뭔가 엄청난 볼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게 된다. 원작이 ‘망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왜색이 뒤덮일 텐데 비가 역풍을 받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도 갖게 되고 말이다.

 영화는 원색의 초강력 엔진이다

   영화는 워쇼스키가 40년 전에 보았던 TV망가를 그 동안의 영상기술 CG기술의 발달에 따라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물론 미국영화의 또 하나의 장점인 가족의 중요성이라는 점도 결코 놓치지 않고 말이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망가구나”라는 판결문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목숨 걸고 레이싱을 펼치는 동안 잊지 않고 화면을 분탕질치는 꼬맹이와 침팬지가 돌아다니도록 놔두는 자유분방함까지 있다. 물론 손에 땀만 쥐고 있으면 된다. 두뇌활동은 잠시 정지시켜둬도 된다. 그들은 열심히 달리고 음모에 맞서 싸울 것이고 어쨌든 정의는 이길 것이니 말이다.

비뿐만 아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스피드 역을 맡은 배우는 무명이었다. 차라리 비가 더 유명할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꽤 알려진 배우가 많이 출연한다. 어머니 역의 수잔 서랜든. <록키 호러픽쳐 쇼>의 그 여자이다. 가면 때문에 얼굴을 가린 미스테리맨 스피드 X는 <로스트>의  영웅 매트 폭스이다. 남자 주인공 애인으로 나오는 크리스티나 리치는 다른 건 기억나지 않지만 아역시절 출연했던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너무너무너무 재밌는 영화 <아담스 패밀리>에 나왔던 배우이다. 오랜만에 보니 왠지 반가울 정도! 그리고 아시아 스타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샤그룹 패밀리가 모두 이쪽 라인이다. <무극>에서 장동건과 겨루었던 사나다 히로유키가 비의 아버지로 나온다. 비의 이름은 태조. 극중에서 ‘타이조’로 불린다. 미국 네티즌의 영화평을 보니 비를 ‘재패니즈 아이돌 스타’라고 소개한 것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비가 더욱 성공하여 저팬마저 석권한 아이돌 스타가 되길 기대한다) 그런데 비의 누이 역으로 나오는 배우가 낯이 익다. 일본배우가 아니다. 위난(余男 우남)이란 중국배우이다. 재작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인 <투야의 결혼>에 나왔던 배우이다. 작년 부산영화제 때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찾았었다. 미국에서 공부해서 영어도 꽤 하는 배우. 우리나라 영화팬이 ‘비’에 거는 기대만큼 13억 중국영화 팬들은 ‘위난’에게 엄청난 기대를 했을 것이다. 결과는 ‘비’가 좀 더 많이 나오고, 좀 더 열심히 뛰었다는 사실. (그래서 어쩌라고? 워쇼스키씨 베리 땡규라도 해야 하나) 지오디 멤버 박준형도 나온다. 진짜 나온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나왔다 들어간다!

아이맥스도 보면 더 재밌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네이버 영화평에 들어가 봤다. 네티즌들 반응이 궁금했다. 이런 영화에 많은 기대를 하는 모양이다. 워쇼스키에 대한 기대? 아니면 비에 대한 기대? 이런 말도 있다. 아이맥스로 보면 더 재밌다고. 그럴까. 궁금해서라도 아이맥스 버전을 한번 더 보고 싶어진다. (박재환 2008-5-13)


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2008)
중국제목: 急速赛车
imdb   네이버영화   시나전영   mtime.com
위키피디아   マッハGoGoGo(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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