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수상작(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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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사이코 열성팬, 우상을 만나다 (로브 라이너 감독 Misery 1990)
(2002.6.17.) 타고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의 라이프 스토리를 보니 꽤나 드라마틱한 면이 있다. 생모 밑에서 어렵게 자란 그는 학생시절부터 등사기로 마을신문 같은 인쇄물을 찍었고, 자신이 직접 '이야기거리'를 써서 친구와 이웃들에게 팔았다고 한다. 어렵게 단편소설을 잡지사나 신문사에 보내며 푼돈을 만지다가 어느 날 가 대형출판사에 팔리면서 오늘날의 스티븐 킹이 된 것이다. 그런 어려운 글쓰기의 시절이 있었기에 그는 수백만 달러의 원고료를 받아 챙기는 와중에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1달러에 영화 판권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는 그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 꾼 꿈을 모티브로 지어낸 서스펜스이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이미 스타가 된 사람이 자신의 성공에 스스로 실망을 느껴 변신을 시도하지만 그의 열성 팬이 그..
2019.08.06 -
[특전 U보트] 폐쇄공간, 심연의 공포 (볼프강 페터젠 감독 Das Boot/ The Boat, 1981)
(박재환 1999) 다스 보트! 민병천 감독의 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워낙 오래 전 어릴 때 본 영화였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나 같은 잠수함 나오는 영화나, 혹은 북한에서 잠수정 넘어왔다가 격침되었다는 뉴스 볼 때마다 불현듯 이 영화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잠수함만큼 굉장하고 무서운 전쟁무기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속으로 몰래 다가와서는 어뢰를 발사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공포의 전쟁무기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물론 요즘 미국이 갖고 있는 핵잠수함 이야기가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바닷 속에서 항상 말썽을 일으키던 그 덩치 큰 굼벵이를 이야기한다) 수중 음파탐지기로 바다 밑에서 “또오~ 또오” 하면 다..
2019.08.05 -
[나의 사촌 비니] 조, 마치오, 토메이, 그리고 갬비니 (조나단 린 감독 My Cousin Vinny 1992)
오랜만에 깔끔하게 재미있는 코미디 하나 보았다. 로저 애버트 영화평을 보면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은 아까워도 비디오로 보는 것은 남다른 재미가 있다고 그런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원래 법정드라마는 꼬이고 또 꼬이는 증거와 증인, 변호사와 검사의 불꽃 튀는 공방전,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근엄한 판사, 그리고 멍청해 보이지만 언제나 정의의 편에 서게 되는 배심원들. 그런 것이 함께 모여,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것이다. 보통 마지막에 클린 펀치 하나로 누명 선 피의자는 무죄를 선고받게 되고 변호사와 껴안고 관객들과 더불어 "좋아좋아 아이 좋아.."그러는 것이다. 이 영화도 그런 판에 박힌 스토리 구조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 조 페시와, 마리사 토메이, 그리고..
2019.08.04 -
[로마] 넷플릭스의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ROMA)
넷플릭스가 영화 생태계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영화팬 입장에선 일정액을 보면 일정기간 영화를 맘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달랐던 점은, 글로벌하고, 사이즈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 해마다 콘텐츠에 쏟아 붓는 돈이 천문학적이다. 단지 로 호객행위를 하는 미디어업체가 아니란 것이다. 봉준호 감독을 끌어들여 *로 깐느영화제를 혼돈에 빠뜨리더니, 지난여름 베니스영화제에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 영화계, 정확히는 극장업계에 폭탄을 던졌다. 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것이다. 넷플릭스는 극장이든, TV채널이든, 국제영화제든 자신들의 콘텐츠를 뿌리고 다닌다. “이것은 재밌고, 저것은 상 탔다. 여기 오면 더 많다.”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넷..
2019.02.10 -
[블랙 스완] 처녀와 창녀, 그리고 완벽한 백조
지난 주말(LA 현지시각) 열린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예상대로 여우주연상은 에서 열연한 나탈리 포트만에게 돌아갔다. 에서의 그 깜직 맹랑한 소녀 마틸다가 언제 저렇게 화려한 오스카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대견하기도하다. 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공연에서 여주인공 역을 간절히 원하는 한 소녀의 정신적 방황을 다룬 심리 드라마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발레에 대한 열정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여전한 환상적 연출력은 이 영화를 통해 소녀의 성장 공포를 절절히 그려낸다. 백조와 흑조의 완벽한 조합 뉴욕발레단은 새로운 공연을 준비 중이다. 를 새롭게 해석하여 무대에 올리려는 감독은 주인공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 중이다. 청순, 가련의 순백의 영혼을 지닌 백조 역으로는 니나가 적임임을 잘 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2011.03.01 -
[허트 로커] 이 군인, 미쳤다!
[허트 로커]는 작년 리뷰가 있음 (▶여기) 지난 주말 극장에서 다시 보고, 다시 한번 쿨하게 써 보았음. ^^ 최근 들어 미국 아카데미가 변했다. 그동안 아카데미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미지 홍보와 영화 제작사들의 마케팅을 위한 화려한 동네잔치판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근년 들어서는 저예산영화, 비주류 영화들에 대한 헌상과 찬사가 계속된다. 지난 4월 열린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은 가 아니라 에 돌아갔다. 기술적인 경이, 예술적인 성취, 또는 작가주의 양심 등 다양한 기준에서 보아, (대부분 미국 배우, 감독, 스태프 등으로 이루어진) 아카데미 회원들은 3D 볼거리보다는 이라크의 미군들에 대해 냉철한 동정표를 던진 셈이다. 어떤 영화일까. 이 영화가 지난 주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폭발물..
2010.04.29 -
[서스피션] 아내, 남편을 의심하다
(Suspicion,의혹)은 스릴러 영화의 귀재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41년도 작품이다. 히치콕 감독은 그 전해에 란 영화로 할리우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대픈 뒤 모리에 (Daphne du Maurier)의 소설을 미국 관객 입맛에 맞게 각색한 는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히치콕 감독에게는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아카데미 트로피였다. 에서 가련한 여인 역을 맡았던 배우가 조안 폰테인이었다. 히치콕 감독은 조안 폰테인을 데리고 다시 한 번 가련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의혹)이다. 히치콕 영화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누명쓴 남자, 쫓기는 커플, 의심가는 사람들, 알 수 없는 인물 등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여기서도 등장한다. 은 영국의 범죄소설작가 프랜시스 아일..
2009.06.02 -
[인생은 아름다워] Forgive, Not Forget!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Life Is Beautiful 1998)
(박재환 1999-2-8) 동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악몽과 죄악은 모두 용서하라. 하지만, 우리의 부모와, 형제 자매의 희생을 절대 잊지는 말라! 어제 영화를 보기 전에 케이블TV Q채널의 다큐멘타리를 한 편 보았다. 란 작품으로 스필버그가 기금을 조성한 쇼아 역사기금회의 기록필름을 재편집한 것이다. 많은 희생자들의 증언과 기록필름으로 엮어진 50분 남짓의 이 필름은 온통 죽음과 눈물, 잊고 싶은 기억과 어쩔 수 없는 관용과 교훈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 증언 중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기억을 들어보자. 당시 수용소의 독일군은 유태인수용자 죽이는 것이 일종의 유희였다. 그날 따라 기분이 나쁜 독일군은 아침에 점호를 하다가, 그냥 “둘째 줄, 넷째 줄 앞으로 가!”하면 그 줄은 전부 가스실로 가는 식이었다..
2008.04.05 -
[신사협정] 전혀 신사답지 못한 ‘차별의식’
[Reviewed by 박재환 2008-3-31] 1948년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은 20세기 폭스사의 [신사협정](Gentleman's Agreement)이이다. 118분짜리 흑백영화이다. ‘신사협정’이란 아마도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문명화된 사회에서 그 구성원들이 상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그런 행동을 말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레이디 퍼스트’라든지 지하철에서 노인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는 그런 소중한 가치들 말이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감옥에 가는 일은 없는 ‘의식상의 문제’일 것이가. 그럼 이 영화는 그런 사회적 규범을 그리고 있는 영화인가? 영화[신사협정]은 ‘유태인’ 문제를 다룬다. 아마도 그 당시 미국에서 꽤 큰 사회문제가 되었던 반유태인..
2008.03.31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千と千尋の神隱し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2001)
(박재환 2002.4.29.) 3회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千と千尋の神隱し)이다. 이 영화는 일본개봉 때부터 워낙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금곰상을 획득하면서 보편적인 작품성까지 공인받은 상태이다. 전주영화제때 이 영화가 상영된 메인상영관 모악관 입구에는 색다른 입간판이 있었다. 이 영화 국내 수입업체(홍보사)에서 이 영화의 국내 포스터에 대한 이미지 조사를 한 것이다. 모두 네 장의 포스터가 전시되었는데 일본 공식포스터와 변형된 것, 그리고, 국내용으로 새롭게 만든 것었다. 그 포스터에서는 어떤 ‘왜색’적인 냄새, 아니메/망가 이미지가 덜 했다. 그래서인지 그 포스터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영화는 7월에 국..
2008.03.29 -
[나무를 심은 사람] 도토리 하나가 지구를 살린다 (프레드릭 백 감독 The man who planted trees, 1987)
(박재환 1999.1.11.) 식목일마다 TV에서 방영되는 명작만화이다. 비록 30분짜리이지만 감동은 충분하다. 프레드릭 바크의 수묵화 같은 그림은 쉽게 접할 수 없는 포근함과 평안함을 제공해 준다. 밤에 잠이 안 오면 켜두고 보면 잠도 잘 온다. (지루한 화면이 아니라, 엄마 품속 같은 평온함에 말이다) 원작 ‘The Man Who Planted Trees’은 장 지오노의 작품이다. 내용은 부피에(Elzeard Bouffier)라는 양치기의 이야기이다. 이 남자의 위대한 종교적 검소함과 운명이 수묵화 같은 화면에 펼쳐진다. 한 젊은이가 알프스를 지나는 여행길에서 물을 찾아 폐허가 된 마을을 헤매다, 겨우 산에 사는 부피에를 만나게 된다. 이 부피에는 오래 전에 아내와 아들을 잃고는, 프랑스의 외딴 산에..
2008.03.29 -
[워터프론트] 불의에 맞서는 정의
[Reviewed by 박재환 2002-3-3] 1999년에 가 아카데미를 휩쓸때 조그만 소동이 있었다. 아카데미 협회는 , , 등 많은 명작을 남긴 거장 엘리아 카잔 감독에게 특별명예상을 수여했는데 조금의 반발이 있었다. 엘리아 카잔은 1950년대 초에 미국을 뒤흔든 매카시 선풍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1930년대 뉴욕에서 좌파 연극활동을 했던 그는 1952년 미국하원의 반미활동위원회에 소환되어 자신의 동료 가운데 공산당원으로 알려진 조직원의 이름을 대야만 했다. 이후 그는 고자질쟁이로 낙인찍혔고 반 세기가 지나 오스카협회에서 화해의 제스쳐를 보냈지만 여전히 그의 과거 행적에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했다. 그런, '더러운(?)' 과거전력이 붙어버린 그가 1954년에 내놓은 사회 드라마..
2008.03.07 -
[올리버] 죽 조금만 더 주세요..
[Reviewed by 박재환 1999-4-17] 일요일 저녁에 캐치원에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 뮤지컬 하이라이트를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작년 웨버의 50회 생일을 맞아 특별기획 공연된 것이다. 웨버는 영국출신의 대중음악가, 뮤지컬 작곡가로 , 등 수많은 걸작을 만들었다. 그의 빛나는 스코어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인터넷을 보니 가 아주 오랜 만에 다시 런던 극장가에서 재상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 원래는 런던 무대극으로 출발하여 영화로 만들어졌고, 그게 어느새 전세계 올빼미 컬트 팬을 잔뜩 거느리게 된 전설이 된 것이다. 이들 뮤지컬/영화는 모두 그 바탕이 영국 런던의 무대극이다. 헐리우드 41번가 브로드웨이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말이다. 영국의 음악..
2008.03.06 -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웅신화
* (2013.12.17) 1998년에 쓴 글이네요. 무려 15년 전. 다시 보고, 다시 써야할 글 같습니다. 어제 이 영화의 주인공 피터 오툴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관련기사: [부고] 푸른 눈의 이방인 피터 오툴 별세(1932~2013) * [Reviewed by 박재환 1998-12-14] 의 피터 위어 감독이 1981년에 만든 를 보면서 왜 호주의 젊은이들이 그야말로 저 머나먼 남의 땅에서 개죽음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영화의 배경은 1차세계 대전당시 이집트 북단과 홍해 거너 아라비아반도 일대에서, 수에즈 운하를 사수하기 위해 (당시 아직은 석유문제로 싸움이 붙은 것은 아니었다) 서방세력과 터키가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은 '터키'라 하면 (증기탕으로 공식 ..
2008.03.05 -
[잉글리쉬 페이션트] 아라비아의 로맨스
[Reviewed by 박재환 1998-10-5]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사막 풍경은 정말 아름답고 황홀하게 그려진다. 만약, 라는 영화를 봤으면,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이 비행기로 아프리카의 초원을 날아갈 때의 그 장관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사막에는 모래 밖에 없지만-가끔 가다 야자수에 오아시스, 그리고 낙타를 타고 가는 터번 두른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막은 여전히 거친 모래와 전갈만이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황량한,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일 뿐이다. 이 영화에서도 한밤중에 나타난 모래바람이 차와 사람을 모두 삼켜버리는 장면이 있다. 사막도, 모래바람도 항상 있는 그 곳에 있지만, 우리네 인간은 그곳까지 기어 들어가서는 빼앗고, 탈선하고, 죽어간다... 슬픈 일이다. 어쨌든 여인네의 몸매같은 에로틱..
200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