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렌스 창, [적벽대전] 촬영장 화재사고에 대해 어떤 말을 했기에

2008. 6. 24. 17:34연예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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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오우삼 감독 "Call mme John Woo!"


    오우삼이라는 감독이 있다. 일찍이 홍콩 영화판에 뛰어들어 쇼 브러더스의 장철 감독 밑에서 ‘멋진 남자의 영화’에 대해 배운 뒤 나중에 [첩혈쌍웅]과 [영웅본색] 같은 멋진 영화를 감독했다. 아직도 많은 한국의 홍콩영화팬들은 트렌치코트를 휘날리며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쌍권총을 휘두르는 주윤발의 모션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그 영화들에서는 비둘기가 하늘을 난다. 그리고 할리우드로 진출한 오우삼은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 등의 연출을 맡아 홍콩영화와는 규모가 다른 '액션 오페라'를 선사했다. 그러더니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서 일생일대의 작품 [적벽대전]을 감독했다. 이 영화에는 양조위, 금성무, 장진, 조미, 임지영, 호군 등 내로라하는 중국 톱스타들이 무더기로 출연한다. 이 영화는 너무 길어서 결국 상하로 쪼개어 전편은 7월 10일에, 후편은 올 겨울에 개봉하기로 결정되었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6월 9일 새벽 중국 북경의 촬영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명이 불에 타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사고였다. 이 화재 때문에 인터넷이 소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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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은 지난 6월 9일 새벽 3시 무렵 북경 소탕산 과기원(北京小湯山科技園) 세트장에서 일어났다. 이곳에는 축구장 몇 개 규모의 대형 세트장이 지어졌고 밤낮으로 촬영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날 촬영 씬은 두 전함의 충돌장면. 촬영은 전날 밤 10시쯤 시작되었다고. 이미 [적벽대전] 1부의 촬영은 끝났고 편집도 마무리 단계. 주요 배우들은 세트장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대역/액션/엑스트라 배우들만이 수백 명 대형 전쟁 씬 촬영을 계속하고 있었다. 배들이 충돌하고 불길이 쏫아오르는 장면이다. 계획대로 불이 붙었지만 이내 통제불능으로 번지기 시작하자 사고가 났음을 알아차린 연기자들이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20미터가 넘는 대형 배와 작은 배 하나가 다 타버리고 골조만 남았다. 불은 급하게 진화되었는데 불에 탄 남자 시신 하나를 발견했다. 23살 난 홍콩 특기배우(액션/스턴트 대역배우)였다. (일부 보도에서는 20살) 나머지 뛰어내린 7명도 병원으로 실려갔다. 당시 오우삼은  사전 영화홍보를 위해 홍콩으로 건너간 상태였고 현장에서는 홍콩의 양백견 감독이 액션장면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양백견은 외부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는 상태이다.

   영화사 측은 사망자에 대한 보상 문제 등을 포함하여 신속하게 사고 수습을 펼쳤다. 영화촬영은 올림픽이 끝난 뒤 재개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이다. 800억 원이라는 초특급 제작비가 들어간 중국영화였기에 촬영 중 사고는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런 인명사고가 날 줄이야 제작자도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났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주 상하이 국제영화제가 열렸다. 영화제 부대행사로 포럼이 진행되었는데 그 중에는 “새물결: 영화합작의 기회와 통로”“라는 세션이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우리처럼 중국도 해외합작이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적벽]의 오우삼 감독과 제작자가 이 세션에 참석할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기 때문에 기자들도 많이 모였다. 그런데 오우삼은 북경에서 사고 뒷처리를 위해 불참했고 대신 제작가가 주목받았다. 그의 이름은 장가진(張家振). 장가진 하면 생소하겠지만 이 사람은 '테렌스 창'으로 알려진 유명 프로듀서이다. 오우삼 영화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실력파이다. 장가진 말고도 쟁쟁한 영화제작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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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중국영화산업에서 합작 영화의 성과는 혁혁하다. 최근 몇 년동안 중국에서 대박난 영화는 거의 전부 합작영화형태이다. 지금도 웬만한 유명감독의 신작과 대형영화는 외국과의 합작 형태를 띄고 있다. [적벽]도 마찬가지. 중국의 10여개 영화사가 뭉쳤을 뿐만 아니라 홍콩, 일본, 한국의 영화사들도 지분참여를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메가박스계열인 미디어플렉스!)

    이날 중국 영화기자들은 다들 화재사건에 대해 물어보았다. 개봉이 코앞에 닥쳤는데 이런 대형 악재를 만나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 (사고원인, 관리소홀, 책임문제 등등)  홍콩,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영화의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테렌스 창이 중국에서의 영화촬영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것은 알고 있었다. 주윤발 캐스팅 불발부터 시작하여 촬영감독이 세 명이나 돌려막기 해야할 만큼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이런저런 경험 결과 저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어떤 말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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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벽] 찍기 전에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방식을 합작을 추진했던 장가진(테렌스 창)이 이날 상하이까지 날아가서 어찌 ‘값싼 수다’를 떨었을까.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올라온 당시 장가진의 발언 요지는 이렇다.

     합작영화를 찍을 때 주의해야할 점은 두 가지이다. 먼저 적합한 합작대상을 구해야하는 것이다. 우리가 [적벽]을 준비할 때는 중국내에서 배급과 자금융통이 뛰어난 중영(中影)과 손잡았다. 그 다음으로는 적합한 제작 스탭을 구해야한다. 이번에 [적벽] 준비할 때 우리는 먼저 미국 쪽에서 현장 특수효과진을 구했다. 그런데 그들은 이곳에서 사용가능한 제작방식이 없었다. 후에 한국의 특수효과팀을 구했다. 그런데 이들과도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결국엔 팔일(八一)영화사의 도움을 구했다. 지금 찍는 이 영화는 중국 시장만을 노린 것은 결코 아니다.  (http://www.siff.com/Article/ShowArticle.asp?ArticleID=799)

  상하이영화제 공식사이트에는 요점만 올라와 있는데 이날 많은 중국언론들이 그의 발언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했다.

   “중국에는 일류 촬영감독, 미술감독, 편집인, 무술감독들이 많다. 하지만 유능한 조감독이 없다. 그리고 국제적인 규모의 자금을 운용할 제작자가 없다. CG부문도 비교적 허약하다. 우리는 미국쪽 회사에 이일을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1500개의 CG특수효과 장면이 필요했다. 그래서 북경에 있는 두 군데 업체를 더 참여시켰다. 현장에서 보니 결과가 별로였다. 우리는 부르지 말았어야할 사람을 너무 많이 부른 것이다. (영화촬영)시작할 땐 할리우드 특수효과팀을 불렀다. 그들은 할리우드에서 수상 씬과 화재장면 등에 놀라운 솜씨를 보여줬었다. 그런데 그들이 중국에 와서 보니 그들의 방식이 중국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이야기하길 “수상 씬과 화재장면 촬영에서는 일단 땅에 화(火관)과 수(水관)을 매설해야한다”.  그렇게 하면 비용이 너무 들었다. 수백만 달러였다. 우리는 그걸 채택할 수가 없었다. 난 한국영화가 수상, 화재 씬이 촬영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곧바로 한국인을 불렀다. 그런데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문화의 차이였다. 한국인은 불지르는 것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을 끄는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우리는 팔일영화사 사람들을 불러 불을 꺼야했다..

   아마.. 포럼에서는 이런저런 질문이나 대화 과정에서 저런 말이 나왔을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촬영당시의 이야기일 것이고 6월 9일 화재발생 당시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몇몇 매체에서는 이 이야기를 6월 9일 상황으로 묘사한 것 같다. 마치 한국인이 불을 지르고는 꺼는 것은 나 몰라라 하고 가 버렸다. 그래서 다른 영화사 불러 불을 꺼야했다.. 라는 식으로...

   중국 몇몇 매체에서는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몰고 갔다. 그것이 한국 언론에도 소개되었다. 문제가 커지자 영화사 측은 해명성 보도자료를 뿌려야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명

  2008년 6월 18일 이래, 제작진은 매체들이 상하이국제영화제 기간동안 제작자 장가진이 [적벽] 촬영당시 발생한 화재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전하는데 내용에 착오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장가진은 상해영화제에서 단지 매체에 대해 부상당한 스탭의 치료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2. 한국특수효과 회사는 2007년 말, 이미 모든 작업을 완료했다. 이번 화재사고와 한국측 특수효과 업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영화 [적벽] 제작팀 2008년 6월 19일

여기서 의문!

  장가진이 실제 화재사고를 한국 측에 돌리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는가라는 문제. 녹화테이프가 없으니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그렇게 경험많고 용의주도한 제작자가 영화제작에 지분 참여한 한국측 스탭을 그렇게 이야기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측 일부 매체의 악의성 보도 내지 오보에 대해 한국의 일부 매체가 부분 발췌로 ‘장가진’만 악당으로 만든 건 아닐까?

 한국에 난 기사 중에는 이런 게 있다.

 ................................영화 '적벽대전'의 중국인 제작자가 최근 사망자를 냈던 이 영화의 화재사고가 한국 특수과팀에 의한 것이라는 엉뚱한 발언을 했다가 20일 성명을 내며 잘못된 말을 했다고 정정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9일 새벽 중국 베이징서 화재사고를 냈던 영화 '적벽대전'의 제작자 장자전(张家振) 씨는 지난 17일 상하이영화제 기자회견서 "한국 특수효과팀서 사고현장에서 불을 내고 끄지 않아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화재책임을 놓고 엉뚱한 주장을 했었다.....................

 내일 장가진이 한국에 온다면 한번 직접 물어봐야겠다. (박재환 2008-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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